‘캄보디아 사망’ 한국인 여성 BJ, 고문·살해 당했나…커지는 의구심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3.06.14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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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검찰, 30대 중국인 부부 ‘고문 및 살해’ 혐의로 기소
유족 부검 반대 속 사인규명 난항…‘골절·멍’ 의구심 더 커져
6월6일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30대 여성 BJ의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체포된 중국인 부부. 이들은 현지 경찰 조사에서 숨진 A씨가 치료 도중 발작을 일으켜 사망하자 웅덩이에 시신을 유기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진다. ⓒ 캄보디아 매체 라스메이캄푸치아 캡처
6월6일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30대 여성 BJ의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체포된 중국인 부부. 이들은 현지 경찰 조사에서 숨진 A씨가 치료 도중 발작을 일으켜 사망하자 웅덩이에 시신을 유기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진다. ⓒ 캄보디아 매체 라스메이캄푸치아 캡처

캄보디아에서 숨진 채 발견된 한국인 30대 여성 인터넷방송 진행자(BJ)의 사망 원인을 둘러싼 의구심이 커지는 가운데 현지 검찰이 체포된 중국인 부부를 고문 및 살해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14일 AFP통신에 따르면, 캄보디아 검찰은 한국인 BJ A씨를 고문하고 살해한 혐의로 30대 중국인 부부를 전날 기소했다. '고문을 동반한 살해' 혐의가 유죄로 결론나면 이들은 종신형에 처해질 수 있다. 

유명 BJ 출신으로 SNS 팔로워 25만 명을 보유한 A씨는 지난 6일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인근 칸달주 한 마을 웅덩이에서 붉은 천에 싸인 채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수사에 착수한 캄보디아 경찰은 시신을 유기한 혐의 등으로 현지에서 병원을 운영하는 중국인 부부를 검거했다. 경찰은 피해자 시신을 감싼 천에 묻어있던 지문을 감식해 용의자를 특정한 뒤 체포했다.

경찰 조사에서 중국인 부부는 A씨가 갑작스레 사망하자 시신을 유기했다고 진술했다. 지난 4일 A씨가 병원을 찾아 왔고 치료를 받던 중 갑자기 발작을 일으켜 사망했다는 게 피의자들 주장이다. 

이달 2일 지인과 함께 캄보디아에 입국한 A씨는 해당 병원에서 수액 또는 혈청 주사를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A씨 얼굴과 전신에 구타를 당한 흔적이 있고 목뼈 등에서 골절이 확인됐다는 언론 보도가 이어지면서 사망 원인을 두고 의구심이 커졌다. 

캄보디아 검찰이 고문 및 살해 혐의를 적용함에 따라 수사 과정에서 이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나 정황이 확인됐을 가능성도 있다. 캄보디아 검찰은 고문 혐의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진 않았다.  

캄보디아 수사 당국은 A씨의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부검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A씨 몸에서 확인된 골절과 멍 등이 시신 유기 과정에서 생겼을 가능성도 있는 만큼 부검을 통해 전모를 밝혀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A씨 유족은 조속한 장례 절차를 원한다며 부검에 반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A씨 죽음에 대한 의문점을 제기했다. 

승 연구위원은 A씨 시신에서 여러 골절과 멍이 발견된 데 대해 "혈청주사를 맞으면 얼굴이 부을 수 있는데 폭행과 약물 중독에 의한 부작용은 완전히 다른 것"이라며 "신체 일부가 부러진 모습은 외부에서 힘을 가했을 때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망) 원인이 사건인지 사고인지를 반드시 밝히고 현지에 있는 경찰과 적극적인 형사사법 공조를 통해서 밝혀야 된다"고 주장했다. A씨와 동행했던 지인에 대해서도 "무슨 일인지 말씀을 안 하고 있는 것, 두렵고 약간 정신적 외상(트라우마)이 있어서 얘기를 못 할 수도 있다"면서도 정확한 경위 파악을 위해 적극적인 수사 협조를 당부했다. 

승 연구위원은 또 현지에 한인병원이 여러 곳 있는 데도 A씨가 왜 굳이 현지 병원을 찾았는지, 혈청 주사를 맞았다면 어떤 증상과 이유로 맞게 됐는지 등 A씨 사망 전 행적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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