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수능·사교육’ 발언 후…교육부 대입국장 전격 교체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3.06.16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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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홍 인재정책기획관 대기발령 조치
주요 보직서 6개월 만 인사이동 이례적
윤석열 대통령이 6월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6월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불과 150여 일 남겨두고 교육부 대입 담당 국장이 전격 교체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사교육비 문제와 수능 난이도 발언을 내놓은 직후 이 같은 인사가 단행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교육부는 16일 대학 입시를 담당했던 이윤홍 인재정책기획관을 대기발령 조치했다. 이 국장은 올해 1월부터 반도체 등 첨단분야 인재양성과 BK21사업, 인문사회 및 이공분야 학술지원, 수능 등 대학 입학전형 관련 업무를 담당해왔다.

교육부에서 대입을 담당하는 과장·국장은 중요 보직으로 꼽힌다. 때문에 6개월 만에 인사이동은 상당히 이례적 조치다. 

이 국장 후임으로는 심민철 디지털교육기획관이 임명됐다. 심 국장은 대입제도과장, 대학학술정책관 등 대입 관련 업무를 여러 차례 해본 전문가로 꼽힌다. 2018년에는 대입 담당 국장으로 2022대입개편을 마무리 했다.

이 국장에 대한 갑작스런 인사 조치는 전날 윤 대통령이 사교육비 증가 요인으로 '수능'을 지목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전날 "공교육에서 다루는 내용에 관해 학교에서 배우는 것을 더 보충하기 위해 사교육을 찾는 것은 막기 어렵다"며 "그러나 과도한 배경지식을 요구하거나 대학 전공 수준의 비문학 문항 등 공교육 교과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부분의 문제를 수능에서 출제하면 이런 것은 무조건 사교육에 의존하라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주호 부총리도 이와 관련해 "원론적인 말씀이지만 (그동안) 잘 지켜지지 않은 부분도 있었던 것에 대한 문제 제기로 생각된다"며 "반드시 수업만 열심히 따라가면 (수능 문제를) 풀 수 있도록 출제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교육계와 정치권에서는 올해 초부터 윤 대통령이 수능 난이도와 사교육비에 대해 지적해 왔는데도 6월 모의평가 난이도가 기대만큼 조절되지 않자 질책성 인사를 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윤 대통령 발언 이후 교육계와 입시업계, 수험생 자녀를 둔 부모는 혼란스런 모습이다. 최근 대입전형 양상을 고려하면 수능 난이도 조절이 쉽지 않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통령실은 혼선이 이어지자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 발언을 재차 설명하면서 "쉬운 수능, 어려운 수능을 얘기한 게 아니다"며 "윤 대통령은 '공정한 변별력은 모든 시험의 본질이므로 변별력은 갖추되 공교육 교과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분야는 수능에서 배제하라'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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