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엔 환율 8년 만에 최저…100엔당 800원대 진입 코앞
  • 허인회 기자 (underdog@sisajournal.com)
  • 승인 2023.06.16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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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행 “단기금리 –0.1%로 동결…완화정책 유지”
엔화 가치 하락세가 이어진 16일 서울 중구 명동의 환전소 모습 ⓒ연합뉴스
엔화 가치 하락세가 이어진 16일 서울 중구 명동의 환전소 모습 ⓒ연합뉴스

엔화 환율이 8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16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엔 재정환율은 오후 3시30분 기준 100엔당 903.82원이다. 전날(906.20원)보다 2.38원 내렸다. 100엔당 903원대는 지난 2015년 6월26일 905.4원 이후 8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엔화 환율은 최근 꾸준히 하락세다. 지난 9일 940.69원을 시작으로 12일 928.81원, 13일 925.75원, 14일 911.49원을 기록하며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장중 기준 연고점을 찍었던 지난 4월6일(1003.61원)과 비교하면 두 달새 100원 가량 하락했다.

엔화 가치 하락은 대부분 국가에서 기준금리를 올리며 긴축정책을 펴고 있지만, 일본은행(BOJ)은 통화 완화 정책을 유지하기로 결정한 데 따른 결과다. 지난 4월 취임한 우에다 가즈오 총재는 이날 일본은행 단기금리를 -0.1%로 동결하고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금리는 0% 정도로 유지하는 대규모 완화정책을 이어가기로 했다.

BOJ는 이날 성명을 내고 “물가나 임금 동향을 신중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면서 완화 기조 유지 배경을 설명했다. 우에다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내외 경제와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상황에서 끈기 있게 금융완화를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일본 엔화가 원화 대비 빠르게 가치가 하락하면서 8년 만의 최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며 “당분간 엔화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100엔당 800원대까지 내려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엔저 현상은 우리 경제에 긍정적이지 않다. 엔저로 인해 일본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면 상대적으로 우리 기업의 수출 경쟁력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아울러 여행수지 적자 심화도 우려된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을 오간 여행객은 148만5911명으로 벚꽃 여행 시기인 3월(143만3059명)보다 많다. 이달 상황도 다르지 않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저비용항공사(LCC)의 6월 일본 노선 예약률은 평균 90% 이상을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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