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도 못 푸는 ‘킬러문항’ 뺀다…대혼돈 속 ‘9월 모평’ 시험대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3.06.19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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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이어 당정도 사교육 조장 출발점으로 ‘킬러문항’ 지목
모의평가로 쏠리는 시선…이주호 “변별력 확보 충분히 가능”
이주호 사회부총리와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6월19일 국회에서 열린 학교교육 관련 당정협의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주호 사회부총리와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6월19일 국회에서 열린 학교교육 관련 당정협의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가 '공정 수능'을 위해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킬러 문항'(초고난도 문항) 출제를 배제키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 발언으로 교육계 혼선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대통령실과 교육부, 여당은 나란히 "물수능은 오해"라며 변별력 확보를 통한 공정성 회복에 방점을 찍었다. 수능을 불과 5개월 여 앞두고 시험 출제 방향에 지각변동이 예상되면서 교육계의 시선은 9월 치러질 모의평가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과 정부는 19일 국회에서 '학교 교육 경쟁력 제고 및 사교육 경감 관련 당정 협의회'를 열고 수능에서 킬러 문항 출제를 배제하고, 적정 난이도 확보를 위한 출제 기법 등 전반적인 시스템을 점검하기로 했다. 

당정은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출제되는 킬러 문항이 사교육을 조장하는 근본 원인이라고 지적하며, '공정 수능'을 위해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킬러 문항 출제를 배제키로 했다.

킬러 문항 제외로 '물수능'이 될 것이란 우려에 대해서는 출제 기법 고도화로 변별력을 유지할 수 있다며 이를 위한 시스템 점검과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동시에 대형 입시 학원들의 거짓·과장 광고로 학생과 학부모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사교육 이권 카르텔'의 불법 행위에도 엄중 대응할 방침이다. 

교육부는 오는 21일 학교 교육 경쟁력 제고 방안, 27일 사교육 경감 대책을 순차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이주호 부총리는 이날 당정 회의 모두 발언과 회의 후 브리핑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에도 교육부가 적극 대처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거듭 고개를 숙이며 킬러 문항 출제 배제 방침을 분명히했다. 

이 부총리는 "그간 논란이 돼 온, 공교육에서 다루지 않은 소위 '킬러 문항'은 시험의 변별성을 높이는 쉬운 방법이지만, 이는 학생들을 사교육으로 내모는 근본 원인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문제를 수능에서 출제하는 것은 우리 교육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로, 수십년간 지적됐지만 해결 못 한 문제였다"며 "대통령이 (입시의 핵심 문제에 대해) 이번에 직접 강조해 주셨기 때문에 교육부 수장으로서 단계적, 점진적으로 그러나 확실하게 이 문제를 윤석열 정부 내에 최대한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6월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6월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윤 대통령 발언 이후 당정이 후속 방침을 세우면서 올해 11월16일 예정된 2024학년도 수능에 '킬러 문항' 출제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수능을 불과 5개월 여 앞둔 상황에서 현장 혼선이 더 커졌다는 목소리도 나오는 가운데 교육계의 시선은 오는 9월6일로 예정된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주관 모의평가로 쏠릴 방침이다. 

킬러 문항을 배제하고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수능 출제를 주관하는 평가원이 킬러 문항을 피하려다가 자칫 변별력을 상실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킬러 문항 배제를 공언한 교육부도 '출제기법을 고도화하겠다'는 것 외에 구체적인 적정 난이도 확보 방안에 대해서는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서다.

일단 교육부는 물수능 논란이나 또는 난이도 조절 실패 전철을 밟지 않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부총리는 '공교육도 학교마다 레벨 차이가 있는데 킬러 문항을 없애도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나'는 질문에 "충분히 가능하다"고 자신하면서 "특단의 각오로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수능) 난이도 혼란은 결코 일으키지 않을 수 있다. 문제를 핀셋처럼 들어낼 수 있다"며 "다만 전문가 분석이 필요하기 때문에 단계적, 점진적으로 학부모 불안을 최소화하며 난이도를 조절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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