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연설’에 뿔난 민주당 “남 탓에 내로남불…집권당 맞나”
  • 변문우 기자 (bmw@sisajournal.com)
  • 승인 2023.06.20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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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민생 해결 의지 실종…여당 대표인지 야당 대표인지 구별 안 돼”
박성준 “협치·공감·책임의식 찾을 수 없어”…진성준 “실컷 야당 탓만 해”
일대일 회동 조율에 난항을 겪고 있는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왼쪽)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연합뉴스
일대일 회동 조율에 난항을 겪고 있는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왼쪽)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연합뉴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의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놓고 더불어민주당이 질타를 쏟아냈다. 이재명 대표는 “시종일관 남 탓에 전 정부 탓이다. 여당 대표인지 야당 대표인지 구별이 안 됐다”고 직격했다. 민주당의 박성준 대변인과 진성준 의원도 “집권여당으로서 책임의식은 볼 수 없었던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멘스, 남이 하면 불륜)식 연설”이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이재명 대표는 20일 국회 본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여당으로서 ‘이 나라를 어떻게 책임지겠다’, ‘어려운 민생경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가겠다’ 이런 말씀보다는 오로지 남 탓에 전정부 탓”이라고 김 대표의 연설 내용을 직격했다. 이어 “국정을 책임질 여당이 야당 발목을 잡고 야당 비난하는 데에 왜 저렇게 주력하는가 이해가 좀 안 됐다”며 “권한만큼 국민의 삶이나 국가 미래 대해서 책임지는 자세가 아쉬웠다”고 지적했다.

박성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을 통해 “협치 의지, 공감 능력, 책임 의식을 찾을 수 없는 여당 대표의 내로남불 연설”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여당 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이래도 되냐”며 “집권 여당 대표의 연설이라고 믿기 힘들 지경”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변인은 “극우 유튜버의 막말 라이브 방송만 보셨냐”며 “더욱 문제는 연설 내용이다. 50분 연설 내내 내로남불로 일관하며 윤석열 대통령의 일방 독주를 옹호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 연설에서 야당에 대한 협치 의지나 국민에 대한 공감, 국정에 대한 책임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찾을 수 없었다”며 “오직 노동계, 언론계, 교육계, 사법부, 야당에 대한 악의로 가득 찬 공격적 언사로 가득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닥쳐온 경제 위기를 해결할 의지도 대안도 없이 노조 적대시 정책과 감세 정책을 받아들이라고 윽박질렀고, 자랑스럽게 꺼내 든 것들은 전부 정권의 권력 장악을 위한 방편이었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대일 굴욕외교를 찬양하고, 후쿠시마 핵 폐수의 위험성에 눈감고 국민의 우려는 ‘괴담 기획’, ‘선전선동술’ 운운하며 매도했다”고 지적했다.

진성준 의원도 가세했다. 그는 이날 통화에서 “(김 대표의 연설은) 집권 여당으로서의 어떤 책임이나 이런 건 전혀 볼 수 없고, 그냥 실컷 야당 탓만 한 것이라고 생각된다”며 “남 탓이 대부분이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인 만큼 본인 개인의 문제를 상세하게 해명하거나 또는 입장을 얘기하거나 하는 것은 부적절했다고 생각을 될지 몰라도, ‘아들 코인 논란’ 등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에 있어선 상응하는 입장 정도는 있어야 되지 않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기현 대표는 이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국회의원 정수 10% 감축 ▲무노동 무임금 ▲불체포 특권 폐지 등을 골자로 한 3대 ‘정치 쇄신안’을 발표했다. 이어 민주당의 정책 기조에 대해선 ‘포퓰리즘’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전날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연설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하고 ‘궤변’으로 규정했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김 대표를 향해 연설이 끝날 때까지 고성 항의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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