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부진에…국내 기업 ‘성장성·수익성·안정성’ 모두 악화
  • 이주희 디지털팀 기자 (hee_423@naver.com)
  • 승인 2023.06.20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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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기업 매출 겨우 0.4%↑…제조업 이익률 ‘뚝’
부채비율, 6년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 기록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20일 공개한 '2023년 1분기 기업경영분석' 결과에 따르면, 외부감사 대상 법인기업 2만1042개의 1분기 매출은 지난해 1분기 대비 0.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연합뉴스

지난 1분기(1∼3월) 국내 기업들의 성장·수익·안전성 지표들이 1년 전보다 일제히 악화했다. 반도체·석유제품 등 수출품 가격과 운임 등이 떨어진 영향이다.

한국은행이 20일 공개한 '2023년 1분기 기업경영분석' 결과에 따르면, 외부감사 대상 법인기업 2만1042개(제조업 1만858개·비제조업 1만184개)의 1분기 매출은 지난해 1분기 대비 0.4% 증가했다. 증가율은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6.9%)보다 축소돼 2020년 4분기(-1.04%) 이후 가장 낮았다.

제조업 전체 매출은 대내외 수요 위축으로 석유화학 제품과 반도체 등의 수출이 줄어들면서 1년 전보다 2.1% 감소했다. 특히 석유화학은 지난해 4분기 9.7%에서 올해 1분기 -3.5%로, 기계·전기전자는 같은 기간 -6.6%에서 -14.3%로 떨어지면서 감소 폭을 키웠다. 

비제조업의 매출 증가율도 3개월 만에 12.6%에서 3.6%로 대폭 하락했다. 특히 전기가스(49.1%→19.8%), 운수(8.1%→-5.9%) 등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전기가스업은 전년도 증가율이 높은 데 따른 기저효과, 운수업의 경우 운임지수 하락의 영향을 각각 받았다.

전체 조사 대상 기업의 1분기 영업이익률(2.8%)과 세전 순이익률(5.0%) 모두 지난해 1분기(6.3%, 8.1%)보다 하락해 수익성 지표 악화도 뚜렷했다. 특히 비제조업(4.0%→3.2%)보다 제조업(8.4%→2.5%)의 영업이익률이 더 많이 떨어졌다. 특히 제조업 가운데 기계·전기전자(12.4%→-3.1%)와 서비스업 중 운수업(17.7%→10.8%)의 이익률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반도체 가격 하락에 따른 재고자산 평가손실과 해운 운임 하락 때문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부채 비율과 차입금 의존도가 악화하면서 재무 안정성도 흔들렸다. 외부 차입 증가로 전체 기업의 1분기 부채 비율(95.0%)과 차입금 의존도(26.0%)가 모두 직전 분기(92.1%·25.3%)보다 높아졌다. 부채비율은 자기자본에 대한 부채의 백분율, 차입금 의존도는 총자산에 대한 차입금·회사채 합의 백분율이다. 부채비율은 2016년 2분기(94.96%) 이후 6년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수출 부진에 대기업의 매출액증감률은 7.5에서 0.7%로, 중소기업은 4.3%에서 -1.2%로 마이너스 전환했다. 제조대기업은 19.1%에서 -2.0%로, 비제조대기업은 14.7%에서 4.5%로 축소됐다. 중소제조업은 3.4%에서 -2.5%로 하락전환했고, 비제조중소기업도 5.2%에서 0.1%로 내렸다.

이성환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전기·전자 부문에서 매출액 상위 대기업 3곳의 대규모 영업손실이 전체 지표에 영향을 줬다"며 "그 부분을 제외하면 영업이익률도 크게 나쁘지 않고 매출액 증가율도 0.4%보다는 더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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