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군이 솔라시도 기업도시 내 ‘학교’ 설립에 온 힘을 쏟는 까닭
  • 정성환 호남본부 기자 (sisa610@sisajournal.com)
  • 승인 2023.06.22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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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고 있는 솔라시도 기업도시…‘명운’ 좌우할 교육기관 유치
명현관 해남군수, ‘기업도시 내 초중등 교육기관 설립’ 건의

전남 해남군이 솔라시도 기업도시에 초·중등 외국 교육기관 설립에 힘을 쏟고 있다. 해남군은 최근 초·중등 교육기관 설립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현행 ‘기업도시특별법 개정’을 중앙정치권에 건의했다. 과연 현실화될지 관심이 쏠린다. 그렇다면 해남군이 수십년간 간척지 상태로 묵혀있던 솔라시도 기업도시 내 초·중등학교 설립에 사활을 걸다시피하며 행정력을 집중하는 이유가 뭘까. 일각에선 국제학교 등 명망 있는 교육기관 유치 여부에 따라 솔라시도 기업도시 명운이 좌우될 것이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해남 솔라시도 기업도시 재생에너지 산업단지 ⓒ해남군
해남 솔라시도 기업도시 재생에너지 산업단지 ⓒ해남군

‘국제학교’ 설립될까…기업도시 활성화의 앵커사업 부상  

22일 해남군 등에 따르면 명현관 군수는 전날 국회를 방문해 해남 구성지구에 조성 중인 솔라시도 기업도시의 정주여건 개선과 투자유치를 활성화하기 위해 초중등 교육기관을 설립할 수 있도록 ‘기업도시 특별법 개정’을 건의했다. 현행 기업도시개발 특별법에 따라 기업도시 내에는 대학 이상 외국 교육기관 설립은 가능하나 초중등 학교 설립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해남군이 기업도시 내 교육기관 설립에 심혈을 기울이는 까닭이 뭘까. 우수한 교육기관 유치 여부가  솔라시도 활성화 ‘성패’를 좌우할 주요 요인 중 하나라는 자체 판단이 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우선 최소한 학교 설립 내지 우수학교 유치가 기업도시 활성화를 견인할 ‘앵커사업’이라며 그 파급 효과를 기대하는 눈치다. 

군은 솔라시도 기업도시가 최근 활발한 기업 유치로 뜨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유입인구 증가 효과와 활성화 여부는 정주여건에 달려있고, 이를 위한 전제로 국제학교 등 최소한 교육기관 설립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솔라시도 기업도시 진입도로 개통식 ⓒ전남도
솔라시도 기업도시 진입도로 개통식 ⓒ전남도

‘학교 없는’ 솔라시도…“죽 쒀서 남 좋은 일만 시켜주는 꼴”

또 당장 경쟁 상대로 떠오른 전북 새만금지구 등 지자체 간에 기업 유치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면서 교육과 정주 여건 측면에서 기업 고객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도도 깔려있다. 우수 교육기관 존치가 전남 서남권에 위치해 지리적으로 불리한 입지 여건을 만회하는 카드로 향후 솔라시도 경쟁력을 가르는 분수령이 될 수 있다고 내다보기 때문이다. 

반면에 현행법에 따라 교육기관 설립이 끝내 불가능해지면 솔라시도 경쟁력을 스스로 깎아먹는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인근 목포와 무안 남악 등 신도시에 유입인구를 빼앗길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이 경우 온갖 장밋빛 청사진은 오간데 없이 인구 3만 7000여명의 자족도시 조성은 커녕 한낱 주거없는 공장지대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를 낳는다. 그야말로 죽 쒀서 남 좋은 일만 시켜주는 꼴이 되는 셈이다. 해남군이 교육기관 설립을 가로막고 있는 기업도시개발 특별법 개정에 사활을 거는 이유다. 

 

발목잡는 ‘기업도시특별법’…해남군 “법 개정해 달라”

명 군수는 이날 십수년간 묵혀있던 솔라시도 기업도시가 최근 잇따라 투자유치에 성공함에 따라 활성화의 중대한 계기를 맞고 있다”며 “초중등 교육기관 설립이 가능해지면 젊은 층을 비롯해 유입 인구의 안정적인 정주가 가능해 지는 만큼 법 개정에 관심을 갖고 힘을 보태 달라”고 요청했다.

솔라시도 기업도시는 해남 산이면 구성리 일원 2089만㎡ 부지에 오는 2025년까지 사업비 1조 4400억을 투입해 인구 3만6600명의 자족도시를 건설하게 된다. 국정과제인 친환경 재생에너지 산업단지 및 발전단지 조성을 비롯해 탄소중립 클러스터, 지역거점 스마트시티 조성사업 등 각종 국책사업들이 추진되고 있다. 

또 산이정원과 글로벌 데이터센터, 탄소중립 에듀센터, 수산양식 기자재 클러스터 등 민간 투자유치가 활발히 진행되면서 활성화에 속도가 붙고 있다. 여기에 화원산단 해상풍력 배후단지 개발과 함께 기업 고용인력의 급격한 증가가 예상되고 있어 해남군은 솔라시도 기업도시 내 주거지역과 복합문화공간 조성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명 군수는 강대식과 박광온 , 서삼석, 이철규 등 여야 국회의원을 차례로 방문해 법 개정 취지를 설명하고 지역 현안사업에 대한 국비 지원 등도 건의했다. 이날 방문에서는 솔라시도 기업도시내 들어서게 되는 녹생융합 클러스터 조성의 국비 지원과 함께 지역내 주요 현안사업인 교통망 개선 사업에 대한 건의도 이뤄졌다.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6월 20일 오전 도청 브리핑룸에서 친환경 재생에너지 산업벨트와 서남해안 광역 관광 거점단지 구축에 대한 전라남도 솔라시도 기업도시 활성화 비전을 발표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전남도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6월 20일 오전 도청 브리핑룸에서 친환경 재생에너지 산업벨트와 서남해안 광역 관광 거점단지 구축에 대한 전라남도 솔라시도 기업도시 활성화 비전을 발표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전남도

해남 솔라시도, 서남권 활력 프로젝트의 핵심사업

솔라시도 기업도시는 전국 최대 규모로 서남권 활력 프로젝트의 핵심 사업이다. 지난 2004년부터 서남권 관광 거점도시 사업도 진행되고 있다. 관광레저형 기업도시로 지정된 솔라시도에는 2030년까지 16개 사업 분야에 8조8000억 원이 투입된다. 

바다와 호수로 둘러싸인 자연환경을 이용해 골프장과 정원 등이 들어섰고, 광주와 영암을 잇는 초고속도로, 아우토반과 5성급 호텔 등도 지어진다. 이곳은 전국 최고 일사량을 자랑해 2030년까지 재생 에너지 100% 전용 산단과 RE100 데이터 센터, 탄소 중립 교육센터 등 친환경 재생에너지 산업 벨트가 구축된다.

전남도는 솔라시도 기업도시를 미래형 첨단 생태 도시로 육성할 계획이다. 아랍에미리트 마스다르시티와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와 견줄 직주일체 꿈의 도시를 목표로 추진한다는 것이다. 1조 5000억 원을 투입해 자율 주행차 기반 시설과 메타 버스, 헬스케어 단지 등도 조성한다. 친환경 에너지와 첨단 기술, 관광이 어우러진 솔라시도 기업도시는 국비와 기업 투자 유치를 통해 오는 2030년 완전히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전남도는 20일 도청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전남 서남권 활성화를 위한 ‘솔라시도’ 기업도시 비전과 전략과제를 발표했다. 친환경 재생에너지 산업 벨트와 대규모 관광시설을 갖춘 세계에서 손꼽히는 미래형 첨단 생태도시가 목표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이날 ‘솔라시도’를 자연과 사람, 첨단 정보통신(IT)기술이 공존하는 미래형 첨단 생태도시, 친환경 에너지 선도도시, 서남해안 관광·레저 거점도시로 육성하겠는 비전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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