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선 넘지 않았다”…반란 사태 봉합 속 프리고진 ‘행방 묘연’
  • 김지원 디지털팀 기자 (skylarkim0807@hotmail.com)
  • 승인 2023.06.27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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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러 국민·군인들 단결과 용기에 감사”
러 일각선 반란 처벌 요구…프리고진 행적 확인 안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6일(현지 시각) 모스크바에서 TV 연설을 하고 있다. ⓒ AP=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6일(현지 시각) 모스크바에서 TV 연설을 하고 있다. ⓒ AP·스푸트니크=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용병기업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반란 사태’ 이틀 만에 나란히 침묵을 깨고 수습에 나섰다.

푸틴 대통령은 처음부터 대규모 유혈사태를 피하고자 했다며 군은 물론 바그너 용병들에게도 감사를 전했으며, 프리고진도 쿠데타를 의도한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하는 등 양측이 일단 표면적으로는 봉합을 시도하는 모습이다.

26일(현지 시각) 로이터·AP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밤 TV연설에서 “사태 초기부터 대규모 유혈사태를 피하도록 지시했다”면서 “마지막 순간에 멈춰 유혈사태로 향하는 선을 넘지 않은 바그너그룹 지휘관과 병사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한 이번 사태로 러시아 국민과 군인들이 단결과 용기를 보여줬다며 감사를 표했다. 아울러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 등 보안기관 책임자들의 반란 관련 대처를 치하해 현 체제에 대한 신임을 확인했다.

또 바그너 지휘관 및 용병들을 향해서는 “원한다면 국방부와 계약하거나 집에 가도 된다. 아니면 벨라루스로 가라”며 안전을 보장하겠다는 약속을 재확인했다.

푸틴 대통령이 자국민 앞에서 반란 사태를 직접 언급한 것은 바그너그룹이 모스크바로 진격하던 지난 24일 이후 처음이다. 불과 이틀 전에 ‘반역 가담자들에 가혹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던 푸틴 대통령은 이번에는 프리고진을 제외한 당사자들에게 사의를 전하며 민심을 다독이려는 모습을 보였다.

반란군 철수 이후 행방이 묘연했던 프리고진도 이날 텔레그램에 11분 분량의 음성메시지를 공개했다.

프리고진은 바그너 용병단의 해체를 막고 우크라이나와의 전투를 망친 러시아군 수뇌부에 책임을 묻는 것이 목표였다며 “항의 시위 차원으로 간 것이지 정부를 전복시키러 간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바그너 용병들이 러시아 본토에서 지상전을 벌이지 않았다고 강조하고, 자신들을 공격한 러시아군 전투기를 격추해야만 했던 것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명했다.

이처럼 푸틴 대통령과 프리고진 모두 사태를 일단락하려는 행보를 보이는 가운데 러시아 언론들은 몇몇 도시의 바그너그룹 사무실이 이날 다시 문을 열었으며 신병 모집도 재개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러시아 일각에서는 프리고진을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AP통신은 지적했다.

러시아 3개 통신사는 이날 프리고진에 대한 형사사건이 종결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는 크렘린궁의 사면 약속에 정면 배치되는 정황이다. 정치권에서도 강경파를 중심으로 프리고진에게 반란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프리고진의 행방은 여전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프리고진은 이날 음성 메시지에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바그너그룹의 합법적 활동을 제안했다고 말했으나, 자신의 위치를 드러낼 만한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앞서 지난 24일 루카셴코 대통령의 중재로 벨라루스로 망명한다고 밝혔으나 당일 밤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나노두를 떠난 이후 행적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의 존 커비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프리고진이 어디에 있는지 알지 못하며 그가 벨라루스에 있는지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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