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전 필요해서 적금 깬다”는 옛말…‘이것’부터 살펴보세요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3.06.27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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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액으로 쪼개서 여러 상품 가입하는 게 유리
갚을 능력 있다면 해지보단 예적금담보대출 활용

윤석열 정부의 청년 자산형성정책인 ‘청년도약계좌’가 출시 첫 주 만에 76만 명 가입을 달성하는 등 흥행에 성공했다. 그러나 관건은 유지 여부다. 청년도약계좌 상품의 만기가 5년에 이르는 만큼 중도 해지 가능성이 큰데, 이 경우 목표치인 ‘5000만원 목돈 마련’을 실현하는 게 어려워서다. 금융당국은 중도 해지 비율을 최대한 낮추기 위한 방안을 마련한다는 입장이다.

청년도약계좌 이외에도 적금을 깨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실제 10%대 고금리 정책상품인 ‘청년희망적금’의 중도 해지 비율도 23%에 달한다. 그만큼 ‘급전’이 필요할 때 적금부터 깨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다. 다만 목돈을 모으려면 적금을 유지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반응이다. 그렇다면 적금을 만기까지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윤석열 정부가 내놓은 정책금융상품인 청년도약계좌에 출시 첫 주 만에 76만 명의 가입자가 몰렸다. 사진은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영업 창구의 모습 ⓒ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가 내놓은 정책금융상품인 청년도약계좌에 출시 첫 주 만에 76만 명의 가입자가 몰렸다. 사진은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영업 창구의 모습 ⓒ 연합뉴스

“적금, 소액으로 여러 개 가입할 수도”

적금을 가입할 땐 가장 먼저 자신의 납입 능력을 따져봐야 한다. 시중은행에서 10년째 예‧적금 상품을 판매한 한 관계자는 “나중에 적금을 해지하는 것보다는 납입금을 유지하는 게 무조건 유리하기 때문에 자신의 월 납입 가능액 규모를 먼저 따져보고 나눠서 가입하라고 권유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처음부터 과도하게 납입금을 설정하는 것보다 여력이 되는 선에서 적금 상품을 여러 개 늘려가며 가입하는 게 효율적이라는 의미다.

통상 납입액이 크고 가입기간이 길수록 적금 금리는 높아진다. 그러나 최근 출시되는 고금리 적금 상품에 적용되는 우대금리는 납입금 50만원 이하의 소액인 경우가 대다수다. 가령 우리카드 특별우대금리 조건을 채우면 연 최고 7%의 금리를 제공하는 우리은행의 ‘우리페이 적금’ 상품은 납입 한도가 월 20만원 이하에 기간은 12개월이다. 마찬가지로 국민은행의 ‘KB스타페이적금’ 상품은 KB스타뱅킹으로 가입하는 등 특정 조건을 만족하면 연 최고 6%의 금리를 제공하지만 납입 한도가 월 30만원 이하이며 기간은 6개월이다. 따라서 이 같은 특판 상품을 여러 개 가입하는 게 목돈을 더 빠르게 모으는 것이란 설명이다.

청년도약계좌나 청년희망적금과 같은 정책상품도 마찬가지다. 해당 상품의 납입 한도는 각각 최대 70만원과 50만원이지만, 자신의 납입 금액은 한도 내에서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시중은행 창구에서 최근 청년도약계좌 상품 가입을 안내한 한 관계자는 “정책형 금융상품은 시중은행 상품보다 훨씬 유리한 구조로 짜였기 때문에 해지를 고려하는 것보다 소액이라도 가입하고 꾸준히 유지하는 게 좋다”라고 조언했다. 

청년도약계좌의 경우 중도해지를 하더라도 특정 요건을 충족하면 비과세나 정부 매칭 지원금 혜택을 그대로 받을 수 있다. 해당 요건은 가입자의 사망, 해외 이주, 퇴직, 사업장 폐업, 천재지변, 질병, 생애 최초 주택구입 시로 까다로운 편이다. 단 청년도약계좌를 사유 없이 해지하더라도 비과세나 지원금 혜택 및 우대금리를 제외한 기본금리 4.5%(6대 은행 기준)는 받을 수 있다. 이는 시중은행의 적금 금리보다는 높은 편이다. 또 일시적으로 납입금을 채우지 못할 경우엔 일정 기간 납입을 중단해, 이자를 포기하는 대신 해지하지 않는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

서울 중구 T타워 내 청년도약계좌 비대면 상담센터에서 상담원들이 가입 상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중구 T타워 내 청년도약계좌 비대면 상담센터에서 상담원들이 가입 상담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가급적 만기까지 유지해야…담보대출도 고려”

긴급 자금이 필요할 때는 적금을 해지하는 것보다 적금담보대출을 먼저 살펴보는 방법도 있다. 청년도약계좌는 기본 금리와 우대 금리를 포함한 최종 금리에 은행별로 0.6~1.3%의 가산금리를 더해 적금담보대출을 활용할 수 있다. 이 경우 대출 금리는 6.6~7.3%선이며, 적금담보대출 가산금리가 가장 낮은 곳은 기업은행이다. 다만 금리가 은행권 평균 신용대출 금리에 비해 다소 높은 편인데다 대출 상품을 이용할 경우 신용도가 깎일 수 있어, 자신의 상환 능력을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

금융당국도 목돈을 마련하려면 정부의 청년우대형 금융상품을 적극 활용하고, 중도해지를 고려하기보다 대출 상품을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여유자금을 활용해 목돈을 마련할 때는 적립식 상품인 정기 적금, 마련한 목돈을 운용할 때는 거치식 상품인 정기예금에 가입하고 청년우대형 금융상품을 잘 활용하는 게 좋다”며 “긴급자금이 필요할 때는 예적금 담보대출 등을 고려해보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또 금융당국은 정책성 금융상품의 높은 이율에도 불구하고 중도 해지 비율이 높은 현실을 고려해, 유지 기간을 늘릴 수 있는 방안을 고민 중이란 입장이다. 금융당국은 청년도약계좌 적금 유지율 목표를 70%대 중반으로 잡고 적금 유지 방안을 위한 연구 용역을 진행 중이다.

한편 지난 15일 출시된 청년도약계좌는 23일까지 신청을 받았으며, 현재 서민금융진흥원에서 신청 청년을 대상으로 소득확인 절차를 진행 중이다. 소득확인 절차상에서 조건을 만족한 청년들은 각 은행으로부터 가입 안내를 받은 뒤 다음달 10일부터 21일까지 계좌개설이 가능하다. 청년도약계좌는 매월 가입을 신청할 수 있고, 내달의 경우 3일부터 14일까지 가입 신청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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