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관영지 “韓·中우호 강조하는 한국 정부, 진정성에 의구심”
  • 김지원 디지털팀 기자 (skylarkim0807@hotmail.com)
  • 승인 2023.06.28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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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지휘봉에 맞춰 춤추는 듯…대만 문제 등에서 실제 행동 봐야”
박진 외교부 장관의 모습 ⓒ 연합뉴스
박진 외교부 장관의 모습 ⓒ 연합뉴스

한·중 우호와 소통을 강조한 박진 외교부 장관 발언에 대해 중국 관영매체가 ‘진정성’ 문제를 지적하며 대만 문제 등에서 한국 정부의 실질적 움직임을 지켜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와 그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는 28일 자 사설에서 박 장관 발언에 대해 “당연히 환영하고, 한국이 중국과 마주하길 희망하지만 솔직히 말해 중국인들은 한국 정부의 진정성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썼다.

사설은 이런 의심에는 이유가 있다면서 “한 가지 중요한 우연의 일치는 (박진 장관 발언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방중 직후 나왔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이는 미·중 긴장 완화 흐름에 한국도 따라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 데 따른 것이라는 해석이다.

사설은 “겉으로는 ‘한·중우호’를 증진하려 하지만 여전히 미국의 지휘봉에 맞춰 춤을 추는 듯한 ‘우호 자세’가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어떤 이유에서든 관계 개선 의사가 있는 것이 악담보다는 낫지만 결국 한국 측의 실제 행동을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만 문제에서 한국이 본래의 ‘국외자(局外人)’ 위치로 돌아갈지 여부”를 첫 번째 지표로 거론했다. ‘힘에 의한 대만해협 현상 변경 절대 반대’ 등 한국 정부가 최근 밝힌 대만 관련 입장에서 물러서야 한다는 취지다.

또 미국의 디커플링 등 ‘중국 탄압 전략’에서 한국이 미국 전략에 동참할지 여부, 지역 안보 문제에서 한국이 함께 평화를 수호할지 또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아시아태평양 진출에 길을 닦을지 등이 한국이 진정으로 한·중관계 개선·안정을 원하는지 가늠할 잣대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설은 “중·한 양국은 거대한 공통의 이익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한국 내 아무리 보수적인 정치 집단이라도 부정하거나 무시하기 어렵다”고 강조하고 “이성과 실용으로 돌아가는 것이 윤석열 정부가 궁극적으로 직면하지 않을 수 없는 유일하게 올바른 선택지가 될 것이며, 우리는 그것이 압박에 의한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이뤄지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박 장관은 앞서 25일 국내 언론에 “윤석열 정부의 입장은 중국과 척지고 지낼 이유가 없고 그렇게 하고 싶은 생각도 없다는 것”이라며 “계속해서 한·중 우호 증진을 위해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다음 날 “중국은 한국과의 관계를 중시하고 발전시킨다는 기본 입장에 변화가 없다”며 “한국이 중국과 함께 서로 마주 보고 나아가고, 양국 관계가 건전한 발전의 궤도로 복귀하도록 노력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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