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워홈 장남 ‘母 한정후견’ 항고도 기각…경영권 분쟁 동력 상실
  • 송응철 기자 (sec@sisajournal.com)
  • 승인 2023.07.04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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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성, 보복운전 혐의로 아워홈 대표직서 물러난 후 심판 청구
구본성 전 아워홈 부회장(왼쪽)과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 ⓒ아워홈 제공
구본성 전 아워홈 부회장(왼쪽)과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 ⓒ아워홈 제공

구본성 아워홈 전 부회장이 모친 이숙희 여사를 대상으로 제기한 한정후견 개시 심판 청구가 재차 기각됐다. 구본성 전 부회장이 여동생인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사실상 완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가정법원 가사1부는 구 전 부회장이 이 여사를 상대로 제기한 한정후견 개시 심판 청구 항고를 최근 기각했다. 이 여사에 대한 구본성 전 부회장의 성년후견 신청은 구지은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의 연장으로 해석돼 왔다.

두 사람은 2017년부터 갈등을 겪어왔다. 당시 장자승계 원칙에 따라 구본성 전 부회장이 아워홈 대표이사에 오르면서 경영수업을 받아오던 구지은 부회장이 계열사인 캘리스코 대표이사로 물러났다.

그러나 구 전 부회장은 2020년 보복운전 혐의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확정받으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이 일로 그는 2021년 정기 주주총회에서 구지은 부회장에게 아워홈 경영권을 넘겼다.

이후 구 전 부회장은 지분율 38%의 최대주주 자격을 이용해 이사회 재편과 3000억원 배당금 지급 등을 요구하는 등 경영권 분쟁에 나섰지만 실패했다. 구지은 부회장에게 큰 언니인 구미현씨와 작은 언니 구명진씨가 힘을 실어줬기 때문이다.

구 전 부회장은 경영권 분쟁이 한창이던 2021년 6월과 7월 서울가정법원에 부친인 고(故) 구자학 아워홈 명예회장과 모친 이숙희 여사에 대한 성년후견 개시 심판청구서를 제출했다.

그는 구 명예회장과 이 여사가 치매약을 복용하는 등 판단 능력이 흐려진 상태에서 구자은 부회장 등 세 자매가 부모의 재산을 처분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구자학 명예회장 금고에 보관된 자신의 자산 역시 잃게 될 위험이 있다고도 했다.

재계에서는 이를 세 자매를 견제하는 동시에 유산으로 받을 자신의 몫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많았다. 이에 대해 구자학 명예회장 부부와 세 자매는 “구자학 명예회장의 건강과 재산은 본인 의사에 의해 잘 관리되고 있어 후견인이 필요 없다”고 맞섰다.

구 명예회장은 지난해 4월 중순 가사조사관 면담 이후 충격을 받아 병원에 입원했고, 같은 해 5월 별세하면서 심판 청구는 자동종결됐다. 이런 가운데 이 여사에 대한 한정 후견심판 개시 심판 청구가 1심에 이어 항소심까지 기각되면서 재계에서는 구본성 전 부회장은 경영권 분쟁 동력 대부분을 잃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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