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에도 글로벌 담배 및 식품 공룡기업들이 여전히 러시아에서 막대한 돈벌이를 하고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4일(현지 시각)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반대하는 시민사회 연합체 ‘B4우크라이나’와 키이우경제대학(KSE)의 연구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해 주요 담배·식품 기업들이 러시아에서 2140억 달러(약 278조원)의 매출을 올렸고 이와 관련해 35억 달러(약 4조5600억원)의 세금을 냈다고 전했다.
이 매출 중 대부분은 미국에 기반을 둔 업체들에서 나왔다.
지난해 필립모리스는 러시아에서 79억 달러(약 10조3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러시아 당국에 소득세로 2억600만 달러(약 2700억원)를 납부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미국에 본사를 둔 식품업체 펩시는 지난해 러시아에서 벌어들인 돈이 46억 달러(약 6조4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계 담배회사 JTI는 74억 유로(약 10조5000억원)의 매출을 냈다. 이에 대해 JTI는 러시아에서 제품을 계속 판매하지만, 추가적인 투자와 마케팅 활동은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프랑스의 식품기업 다논(Danone)의 러시아 매출은 30억 달러(약 3조9000억원)가량으로 파악됐다. 이에 다논은 지난해 러시아 내 순매출이 13억9000만 유로(약 1조9000억원)라고 반박했으나, KSE 보고서에는 다논이 러시아에서 관리하는 자회사 매출까지 포함됐다고 폴리티코는 설명했다.
보고서는 “이 기업들이 러시아 정부에 소득세 수십억 달러를 냈고 그사이 푸틴은 끔찍하고 부당한 전쟁을 치렀다”고 비판했다.
한편 영국의 다국적 생활용품 업체 유니레버도 러시아에서 영업을 계속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고 4일 영국 BBC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영국 런던 소재 비영리단체인 ‘모럴 레이팅 에이전시’(MRA)는 유니레버가 러시아 경제에 연간 5억7900만 파운드(약 9573억원) 정도를 기여하고 있다면서 유니레버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돕고 있는 셈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유니레버는 러시아에서 판매하고 있는 것은 생필품으로 제한된다고 해명했다. 또 러시아에서 철수하면 현지 사업을 러시아 정부가 차지할 것이라면서, 러시아 시장 철수가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고도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