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위 문턱 닳네…여야, ‘마약’ 김기현-‘돌팔이’ 이재명 맞제소
  • 구민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23.07.05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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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민주당 마약 도취” 이재명 “여당이 돌팔이 과학자 불러”
여야 ‘막말’ 무더기 제소…사유는 ‘국회의원 품위 유지 위반’
지난 4일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정책수석부대표, 홍성국 원내대변인이(왼쪽),  5일 국민의힘 서정숙 의원과 전주혜 원내대변인이 상대 정당 소속 의원들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하기 위해 국회 의안과를 찾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4일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정책수석부대표, 홍성국 원내대변인이(왼쪽), 5일 국민의힘 서정숙 의원과 전주혜 원내대변인이 상대 정당 소속 의원들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하기 위해 국회 의안과를 찾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가 상대 정당 국회의원을 제소하기 위해 국회 윤리특별위원회를 번갈아 찾고 있다.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둘러싸고 신경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자신들을 향해 쏟아낸 ‘막말’을 징계해 달라는 것이다.

5일 국민의힘은 자신들이 초청한 웨이드 앨리슨 영국 옥스퍼드대 명예교수를 “돌팔이 과학자”라고 칭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윤리위에 제소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17일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규탄대회에서 “집권 여당이 ‘오염수를 매일 1리터, 10리터 마셔도 아무 상관없다’고 하는 돌팔이 과학자를 불러다 발표시키는 게 바로 국민을 우롱하고 괴담을 퍼트리는 것”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국민의힘은 이날 이재명 대표와 더불어 “오염수를 먹을지언정 차라리 똥을 먹겠다”고 발언한 임종성 민주당 의원과 본회의 도중 일본 여행을 계획하는 문자를 주고받은 민주당 소속 김영주 국회부의장도 함께 제소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의안과를 찾아 세 사람에 대한 징계안을 제출한 후 “이들의 행위는 우리나라 수산업자와 관계 종사자들의 마음을 멍들게 하는 심각한 발언”이라고 설명했다. 징계 사유는 ‘국회의원 품위 유지 의무의 위반’이다.

국민의힘은 전날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해 “사실상 쿠데타로 대통령이 됐다”고 발언한 윤영찬 민주당 의원도 윤리위에 제소했다. 이러한 여당의 무더기 징계안 제출은 전날 민주당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를 윤리위에 제소한 것에 대한 맞불 성격이 크다.

민주당은 김 대표가 민주당을 향해 “마약 도취” 발언을 한 것을 이유로 그를 윤리위에 제소했다. 김 대표는 지난 1일 울산에서 열린 울산시당 워크숍 뒤 기자들을 만나 민주당의 ‘노란봉투법’·‘이태원 참사 특별법’ 처리를 두고 “이미 불치의 질병에 걸린 것 같다”며 “마약에 도취돼 오로지 눈앞의 이익에만 급급하면서, 국민의 참사마저도 정쟁의 도구로 악용하는 아주 나쁜 짓을 하고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

민주당은 징계안을 통해 “김 대표는 과도한 막말로 야당의 정당한 입법 행위를 폄훼하고 국회의 품격을 훼손했다”며 “이는 참사 유가족뿐 아니라 진상규명을 바라는 국민까지 모욕한 것으로 집권 여당의 대표로서의 자질을 의심케 한다”고 비판했다. 징계 사유는 역시나 ‘국회의원 품위 유지 의무의 위반’이다.

민주당은 또 김 대표가 자신의 아들이 수십억 원대 먹튀 의혹을 받는 회사 ‘언오픈드’의 최고운영책임자(COO)였던 사실이 드러나며 논란이 일자 이와 관련해 거짓 해명을 했다고 보고 이 역시 징계 사유로 적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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