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 이동에 숨은 목적 있었나…“바그너 그룹, 폴란드 진격 원해”
  • 김지원 디지털팀 기자 (skylarkim0807@hotmail.com)
  • 승인 2023.07.24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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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카셴코 “우크라 지원한 폴란드에 원한…벨라루스에 잡아두겠다”
러시아 군 수뇌부를 겨냥해 무장반란을 일으킨 러시아 바그너 그룹 용병들이 지난달 24일(현지 시각) 로스토프나도누 군 사령부에서 철수 후 진지로 복귀하고 있다. ⓒ REUTERS=연합뉴스
러시아 군 수뇌부를 겨냥해 무장반란을 일으킨 러시아 바그너 그룹 용병들이 지난달 24일(현지 시각) 로스토프나도누 군 사령부에서 철수 후 진지로 복귀하고 있다. ⓒ REUTERS=연합뉴스

최근 벨라루스로 거처를 옮긴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이 폴란드로 진격하길 원하고 있다고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말했다.

23일(현지 시각) 스페인 EFE통신은 벨라루스 국영 벨타통신을 인용해 루카셴코 대통령이 이날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만나 “바그너는 서쪽(폴란드)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바그너 그룹이 “바르샤바와 제슈프를 보고 싶다고 말했다”면서 “그들은 원한을 품고 있다”고 밝혔다. 

바그너 그룹이 폴란드와 싸우기를 원하는 것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폴란드의 군사 지원 탓이라는 게 루카셴코 대통령의 설명이다. 그는 바그너 용병들이 바흐무트에서 싸울 때 우크라이나의 군사 장비가 어디서 왔는지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바흐무트는 약 10개월간의 격전 끝에 지난 5월 러시아에 함락된 우크라이나 동부 요충지로, 바그너 그룹이 실질적으로 이곳의 점령을 이끌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다만 “기존에 합의했던 대로 바그너 그룹을 벨라루스에 붙잡아두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바그너 그룹은 지난달 23일 러시아 군부와 마찰을 빚다 수도 모스크바로 진격하며 무장 반란을 벌였으나 루카셴코 대통령의 중재로 하루 만에 회군했다. 당시 푸틴 대통령은 바그너 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과 그의 병사들이 벨라루스로 가는 대신 그들에게 반란 책임을 묻지 않기로 약속했다.

바그너 그룹은 이후 실제로 벨라루스로 거점을 옮겼다. 벨라루스 반정부매체는 지난 15일 차량 최소 60대를 포함한 바그너 그룹 행렬이 벨라루스로 들어갔다고 전했다. 현재 바그너 그룹은 폴란드 국경 근처에서 벨라루스와 합동 훈련을 시작했으며 벨라루스군을 훈련하는 교관 역할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폴란드는 벨라루스와 인접한 동쪽 지역에 병력을 강화하며 바그너 그룹의 혹시 모를 침공에 대비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푸틴 대통령은 지난 21일 정례 국가안보회의에서 “벨라루스에 대한 공격은 러시아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고, 어떤 공격에도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폴란드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직접 개입해 그들이 믿는 역사적 영토인 우크라이나 서부 지역을 되찾으려고 할 것”이라는 주장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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