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공조 강화기류 속 북·중 관계 과시
중국의 북한 접경지역에서 ‘항미원조( 抗美援朝·미국에 맞서 북한을 도움) 전쟁 승리’ 70주년 기념행사가 잇따라 열리고 있다.
북한이 정전협정 체결일인 ‘전승절’(7월27일) 70주년 기념행사를 대대적으로 준비하는 가운데 중국도 이에 호응하며 공고한 북·중 관계를 대외적으로 과시하는 모양새다.
25일 길림신문에 따르면, 지린성 지안시 공산당 위원회와 시 정부는 지난 18일 압록강변 궈먼 전승지에서 항미원조 전쟁 승리 70주년을 맞아 참전 인민지원군을 추모하는 기념식을 진행했다.
이날 참전 인민지원군과 후손·각계 인사들은 선열의 뜻을 기리고 항미원조 정신 계승을 다짐했으며, 식이 끝난 뒤에는 애국주의를 고취하는 다채로운 공연 등이 펼쳐졌다.
지안에서는 앞서 지난 17∼19일 기념 사진전, 참전 군인 묘지 참배, 교류행사 등 항미원조 승리 70주년을 기념하는 부대행사들도 열렸다.
중국의 항미원조 참전 결정에 따라 지안에서 1950년 10월19일 인민지원군이 가장 먼저 압록강을 건너 북한으로 넘어갔다. 이 때문에 중국은 지안에 대해 ‘항미원조 제일도(第一渡·가장 먼저 강을 건넌다는 의미)’ 지역이라는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또 단둥 항미원조기념관에서는 지난 24일 항미원조 참전 인민지원군 영웅 53명의 초상화 전시회가 열렸다. 하루 전인 23일에는 생존 참전 인민지원군 18명을 초청, 이들의 노고를 위로하고 이들의 손도장을 찍어 기념관 외벽에 부착, 영구 보관에 나섰다.
중국은 매년 항미원조 전쟁의 첫 전투가 벌어졌던 10월25일을 참전일로 기념해왔지만, 정전협정일에는 별다른 기념행사를 하지 않았다.
그런 중국이 올해 유난히 북한의 전승절 70주년을 맞아 ‘항미원조 전쟁 승리’를 내세우며 기념하는 것은, 한·미·일 공조 강화에 맞서 대외적으로 북·중 간 ‘혈맹 관계’를 과시하면서 북한과 더 밀착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올해는 북한이 특별하게 기념하는 정주년(5·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이어서 전승절 행사가 성대히 열릴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북한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처음으로 중국 대표단을 초청했다.
북·중은 전날 리훙중 북한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이자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 등 중국 대표단이 전승절 70주년 경축행사 참가를 위해 26일 북한을 방문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중국 대표단의 방문 계기로 3년 6개월째 봉쇄된 북·중 국경 개방과 인적 왕래 재개가 이뤄질지에 관심이 쏠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