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실세’ 이상민, ‘이권 카르텔’ 척결하고 총선 출마까지?
  • 구민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23.07.26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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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귀 후 ‘공무원 재난 대응’ 질타…‘기강 잡기’ 역할 자처
경찰국 앞세워 3대 개혁 추진하고 존재감 키울 듯…“개선장군이냐” 비판도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1월11일 오전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및 G20 정상회의 등 참석을 위해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 공군 1호기로 향하며 이상민 행안부 장관의 인사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1월11일 오전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및 G20 정상회의 등 참석을 위해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 공군 1호기로 향하며 이상민 행안부 장관의 인사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헌법재판소 탄핵 기각 결정으로 업무에 복귀한 후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 추진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윤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받는 중추 부처의 ‘실세 장관’인 만큼, 이권 카르텔 척결을 내세운 ‘윤석열표 개혁’에 가장 앞장설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거야(巨野)에 맞서 존재감을 키운 후 총선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제기된다.

이 장관은 복귀 직후부터 윤 대통령과 빠르게 싱크로율을 맞춰나가고 있다. 당장 이 장관은 2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대통령과 총리, 중대본의 지시 사항이 현장까지 잘 전달되지 않은 것 같다”며 공무원들을 질타했다.

지난 17일 윤 대통령이 “사무실에 앉아만 있지 말고 현장에 나가서 상황을 둘러보고 미리미리 대처하라”며 공무원들의 무사안일한 재난 대응을 꾸짖은 것과 맥이 닿아있다. 이처럼 윤 대통령의 메시지와 기조를 하달하며 부처 기강잡기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윤 대통령 역시 헌재 결정 직후 이 장관에게 별도로 연락해 힘을 실어준 것으로 알려진다.

대통령실도 이 장관의 복귀로 느슨해진 국정 장악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재난대응의 주무부처인 행안부 정상화는 물론, 윤 대통령이 강조해 온 각종 개혁에도 동력이 붙을 거란 평가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차관 직무대행 체제에선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며 “이 장관 복귀로 여러 부분들이 정상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선적으로 이 장관이 취임 직후부터 강하게 추진해 온 경찰 개혁에 고삐가 당겨질 전망이다. 장관 취임 두 달 만에 거센 반대를 무릅쓰고 경찰국을 신설했던 이 장관은 탄핵소추 이전 강조했던 경찰대 개혁 등을 재가동할 예정이다. 장관 공백으로 미뤄져 온 치안감‧치안정감 등 경찰 지휘부 인사도 조만간 진행된다. 이를 통해 집권 초 ‘좌동훈-우상민(左한동훈-右이상민)’ 체제에서 강화했던 검‧경 장악력을 이 장관 복귀로 다시금 다잡을 거란 관측이 나온다.

‘이권 카르텔과의 전쟁’으로 지칭되는 윤석열 정부의 ‘3대 개혁(노동‧교육‧연금 개혁)’에 추진에 있어서도 이 장관이 역할에 나설 거란 시각도 많다. 그간 중추 부처인 행안부의 마비로 개혁을 담당하는 역할이 각 부처로 쪼개져 있었지만, 이 장관 복귀로 다시 행안부가 개혁의 키를 잡을 예정이다. 사교육‧노조 등 윤 대통령이 지목한 ‘카르텔’에 대한 경찰 수사도 자연히 강화할 거란 관측도 제기된다.

 

“전국구 스타 됐다” “전쟁 이기고 돌아왔냐”

윤석열 정부 국정에 고삐는 당기는 과정에서 이 장관과 거대 야당 간의 충돌이 또 한 번 빚어질 가능성도 크다. 일례로 국회에서 여야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우주항공청 설립을 위해 이 장관이 적극 나설 거란 얘기가 나온다. 이 장관이 직접 국회에 우주항공청 설립 필요성을 설득하고 관련 예산 확보에 주력할 것으로 전해진다. 야당이 계속해서 이 장관의 책임론을 지적하고 있지만, 윤 대통령의 신임을 등에 업은 만큼 이 장관도 강 대 강으로 맞설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여권 일각에선 이 장관이 탄핵 기각으로 ‘기사회생’한 만큼 내친김에 총선까지 출마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 친윤계 인사는 취재진에 “지지층에선 이 장관이 거대 야당의 공격에서 살아남았다고 인식하고 있다”며 “위기가 기회가 되면서 그야말로 전국구 스타가 된 셈”이라고 치켜세웠다.

다만 헌재에서도 이 장관의 잘못을 질타했고 여론도 여전히 싸늘한 만큼, 총선 출마는 어불성설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장관직에서 자진 사임을 해도 모자랄 판에 총선 출마라니 뻔뻔하다”며 “여당은 이 장관이 무슨 전쟁에서 이기고 온 개선장군이라도 되는 줄 착각하는 모양”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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