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원권 정지’ 홍준표 반격 시작? “발언권은 정지 안 됐다”
  • 구민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23.07.27 11:4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청년의 꿈’에 의미심장한 댓글 연이어 게재
“한두 번도 아닌데” “나로 모든 걸 덮을 수 있다면”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와 면담을 마친 후 차량에 올라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와 면담을 마친 후 차량에 올라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수해 중 골프’ 논란으로 ‘당원권 정지 10개월’이라는 중징계를 받은 홍준표 대구시장이 “발언권은 정지되지 않았다”며 중앙 정치를 향한 소신 발언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홍 시장은 국민의힘 윤리위원회 징계 결정 직후인 26일 밤, 자신이 운영하는 온라인 소통 채널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당이) 내년 공천을 어떻게 진행할지 흥미진진하다. 이제 국민의힘에는 지지하고 싶은 정상적인 정치인이 한명도 없다. 반드시 이번 일을 잊지 마시라”고 하자 “발언권은 정지되지 않았습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홍 시장은 “등에 자꾸 칼 꽂는 저 배신자들을 어떻게 하면 좋겠나”라는 게시글엔 “한구 번도 아닌데 뭘 그리 신경 쓰십니까”라고 답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을 더 이상 지지하고 싶지 않다”는 지지자에겐 “상관없습니다”라고 적었다.

또 다른 지지자가 ‘김기현 대표의 관용차 사적 이용’, ‘오송 참사 관련한 김영환 충북지사 발언 논란, ’김진태 강원지사 산불 골프 연습‘ 등을 나열하며 “문제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징계는 없고 홍준표 징계만 있다?”라고 쓰자 홍 시장은 “나로 모든 걸 덮을 수 있다면”이라고 말했다.

전날 홍 시장은 당 윤리위의 결정 소식을 접한 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더 이상 이 문제로 갑론을박하지 않았으면 한다. 갈등이 증폭되고 재생산되는 것은 원치 않는다. 나는 아직 3년이라는 긴 시간이 있다”고 밝혔다. 이후 홍 시장은 첫 문장을 제외한 나머지 내용을 삭제했지만, 3년 남은 대구시장 임기를 충실히 하며 차기 대권 레이스를 준비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여권에서도 홍 시장이 계속해서 당을 향한 비판적 발언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27일 KBS 라디오에 출연해 “홍 시장 특성상 여건이 조금 좋아지면 발언을 할 것”이라며 “일종의 직업병이어서 침묵모드로 가면 홍 시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홍 시장이 물의를 빚고 당에 부담은 안긴 만큼 당원권 정지 기간 자숙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 10개월을 내린 건 내년 총선 전까지 발언을 자제하고 당에 부담을 주지 말라는 의미”라고 전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