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전해철은 수박” 양문석 징계 착수…이재명 의중 반영
  • 구민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23.07.31 16:0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비명계에 ‘수박’ ‘바퀴벌레’ 칭해 “단합 해치고 품위 유지 위반” 판단
이재명, ‘도덕성 회복’ 강조한 이낙연 당부에 응한 거란 해석
2022년 5월20일 더불어민주당 양문석 당시 경남도지사 후보가 경남 창원시 의창구 명서시장을 찾아 유세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2년 5월20일 더불어민주당 양문석 당시 경남도지사 후보가 경남 창원시 의창구 명서시장을 찾아 유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비(非)이재명계를 향해 ‘수박’(겉과 속이 다르다는 의미로 강성 당원들이 비명계에 사용하는 멸칭), ‘바퀴벌레’라고 비난한 양문석 전 통영‧고성 지역위원장에 대한 징계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31일 민주당에 따르면, 당 감찰기구는 양 전 위원장의 행위가 당의 단합을 해치는 과도한 언사와 모욕적 언행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국민존중과 당원 상호협력’을 명시한 당 윤리규범 제4조와 ‘품위유지’를 적시한 제5조를 위반한 것으로 보고 양 전 위원장을 징계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 전 위원장은 지난 28일 중앙당 윤리심판원 징계 절차에 회부됐지만 곧장 이 사안이 발표되진 않았다. 회부 당일 이재명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의 만찬 회동이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양 전 위원장은 당내 친명계로 분류되는 인물로, 그동안 SNS 등을 통해 비명계 인사들을 강하게 비난해왔다. 지난 5일 그는 비명계 전해철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안산상록갑에서 출마 선언을 하겠다며 “수박의 뿌리요, 줄기요, 수박 그 자체인 전해철과 싸우러 간다”고 적었다.

이어 개인 유튜브 방송에선 비명계를 ‘바퀴벌레’로 칭하며 비난하기도 했다. 당 감찰기구는 이러한 표현이 인격을 훼손하는 발언이라며 당의 품위를 손상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징계 착수엔 이재명 대표의 의지도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지난 11일 “내년 총선을 앞두고 특정 출마예정자가 다른 출마예정자나 당원에게 모욕적 발언을 하면 윤리감찰단이 조사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당 일각에서는 앞서 당의 도덕성 회복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강조한 이낙연 전 대표의 요구에 이재명 대표가 호응하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낙연 전 대표는 지난 2일 5·18민주묘역 참배 당시 “민주당 혁신의 핵심은 도덕성 회복과 당내 민주주의 활성화”라고 말하며 이재명 대표를 공개 저격하는 듯한 모습을 연출했다. 지난 28일에도 이 대표와의 만찬 회동에서 “당내 분열의 언어를 즉시 중단시켜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