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못 내려간다” “전세 알아본다”…‘철근누락’ 입주민 분통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3.08.01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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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량판’ LH 아파트 15개 단지서 철근 누락
‘보강 공사’ 계획에도 입주민 “못 믿겠다”
지난 5월 부실시공으로 붕괴된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지하 주차장의 모습 ⓒ연합뉴스
지난 5월 부실시공으로 붕괴된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지하 주차장의 모습 ⓒ연합뉴스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발주한 아파트 중 지하주차장 철근을 누락한 15개 단지가 공개됐다. 해당 단지에 이미 입주했거나 입주할 예정인 이들은 잇따라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1일 국토부에 따르면, ‘무량판 구조(보 없이 기둥이 직접 슬래브를 지지하는 구조)를 적용한 LH 발주 아파트 91개 단지 중 15곳에서 철근을 일부 빠트린 사실이 확인됐다. 국토부는 전날 철근 누락이 확인된 15개 LH아파트의 명단을 전부 공개했다.

이 가운데 준공이 완료된 곳은 △초롱꽃마을3단지(파주운정A34) △서수원한라비발디3단지(수원당수A3) △내포신도시 한울마을 2단지(충남도청이전신도시 RH11) △디아크리온 강남(수서역세권 A3) △LH행복주택(오산세교2 A6) △별내퍼스트포레(남양주별내 A25) △금석주공아파트(음성금석 A2) △월송행복주택아파트(공주월송 A4) △아산탕정LH14단지(아산탕정 2-A14) 등 9곳이며, 공사 중인 곳은 △양주화천 A15 △파주운정3 A23 △인천가정2 A1 △광주선운2 A2 △양산사송 A8 △양산사송 A2 등 6곳이다.

이 같은 사실이 공개되자 해당 아파트 단지 입주민들은 분통을 쏟아내고 있다. 당국 차원의 철근 누락 실태 조사를 유발한 사건인 GS건설의 인천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처럼, 자신들의 아파트도 같은 일을 겪지 않을까 우려해서다.

80만 명이 가입한 ‘국민 공공 민간 임대아파트 들어가기’ 네이버 카페에는 “철근 누락 아파트 당첨자인데 다른 아파트 알아본다”, “(철근 누락 사실을) 모르고는 살아도 알면서 어떻게 사나”, “전세 퇴거 시기랑 다 맞춰놨는데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 “무서워서 지하 못 내려가겠다”, “입주 포기가 답인 듯” 등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문제의 단지들은 지하 주차장 내 기둥을 추가로 시공하는 등 보강 공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입주민들 사이에선 “믿을 수 없다”는 반응도 나온다. 한 입주민은 “당연히 들어가야 할 철근이 빠졌는데 어떻게 완벽히 보수가 되겠나”, “마음 같아서는 다 부수고 다시 지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편 당국은 LH가 발주한 건설 현장뿐만 아니라 민간이 발주한 무량판 구조의 철근 누락 현황에 대해서도 전수조사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현재 민간 아파트 중 무량판 구조로 시공이 진행 중인 단지는 105곳, 준공이 완료된 단지는 188곳이다. 당국은 철근 누락 등 문제점이 발견될 경우 주민 불안이 해소될 때까지 보강 공사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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