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벨라루스 헬기, 영공 침범”…국경에 병력 급파
  • 김지원 디지털팀 기자 (skylarkim0807@hotmail.com)
  • 승인 2023.08.02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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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동부 긴장감 커져
지난달 8일(현지 시각) 동부 국경 지역으로 이동 중인 폴란드 육군 차량의 모습 ⓒ REUTERS=연합뉴스
지난달 8일(현지 시각) 동부 국경 지역으로 이동 중인 폴란드 육군 차량의 모습 ⓒ REUTERS=연합뉴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부 최전선 국가인 폴란드가 벨라루스의 영공 침범을 주장하며 국경에 병력을 급파한다고 발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폴란드 국방부는 1일(현지 시각) 홈페이지를 통해 벨라루스 헬기의 영공 침범이 “레이더로 포착하기 힘든 상당히 낮은 고도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어 “해당 국경 지대 병력 증강을 지시했다”며 “전투용 헬기를 비롯한 추가 병력 및 자원을 파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나토에 국경 침범에 대해 보고하고, 벨라루스 대리 대사를 초치해 해명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앞서 폴란드 동부 도시 비아워비에자 인근 주민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벨라루스의 국경 침범을 주장하는 글을 올렸다. 폴란드군은 당초 이러한 내용을 부인했다가 국방부 발표를 통해 벨라루스의 영공 침범을 공식화했다.

벨라루스는 폴란드가 병력 증강을 정당화하려 한다며 영공 침범을 즉각 부인했다.

벨라루스 국방부는 텔레그램을 통해 폴란드가 “해외의 ‘주인님’들과 협의를 거친 뒤 사안에 생각을 바꾼 게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영공 침범 주장은 “폴란드의 정보에 기반한 게 아니다”라면서 “Mi-8 및 Mi-24 헬기의 국경 침범은 없었음을 밝힌다”고 강조했다.

옛 소련에서 독립한 러시아와 벨라루스는 1990년대 말부터 연합국가 창설을 추진하며 정치·경제·군사적으로 밀접한 협력관계를 맺어오고 있다. 벨라루스는 러시아가 작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때 발판 역할을 해 줬으며, 러시아는 벨라루스가 서방의 군사적 보복을 억제할 수 있도록 벨라루스 내에 전술핵무기를 배치하고 있다.

무장 반란에 실패한 러시아 용병 기업 바그너 그룹 부대가 벨라루스에 주둔하기 시작한 이래 폴란드와 벨라루스 국경지대에는 긴장이 고조돼왔다.

지난달 29일 마테우스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바그너 용병 100여 명이 폴란드 국경 인근의 벨라루스 도시 흐로드나와 가까워지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날 러시아 국영 벨타통신에 따르면,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폴란드는 우리가 바그너 용병들을 붙잡고 있기를 기도해야 한다”며 “우리가 없었다면 그들은 빠져나와 제슈프와 바르샤바를 박살 냈을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그러면서 폴란드가 자신을 비난해선 안 되고, 오히려 고마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슈프는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 폴란드 도시이고 바르샤바는 폴란드의 수도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지난달에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바그너 그룹이 폴란드 진격을 원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폴란드는 이미 병력 1000명을 벨라루스 국경 인근으로 파견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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