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한 ‘950만 노인들’에 코너 몰린 野김은경
  • 박성의 기자 (sos@sisajournal.com)
  • 승인 2023.08.02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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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노인회 “노인폄하 발언 경악…이재명 사과하라”
국가원로회의 “세대별 갈라치기로 국민 분열시키려는 정략“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장이 7월30일 성동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2030 청년좌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장이 7월30일 성동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2030 청년좌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어르신들의 인격과 가치 모두를 무시해버렸다.” (국가원로회의)

“노인세대에게 은공은 커녕 학대행위가 아닐 수 없다.” (대한노인회)

대한민국 ‘어르신’들이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를 규탄하고 나섰다. ‘남은 수명에 비례한 투표권 행사가 합리적’이라는 취지의 김은경 민주당 혁신위원장 발언이 도화선이 된 모양새다. 이들은 김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한편 이재명 대표의 직접적인 사과를 요구했다.

김호일 대한노인회장은 2일 성명을 통해 “950만 노인세대는 김 위원장의 ‘평균 잔여수명까지 비례적으로 투표해야 한다’ 즉 ‘노인에게 투표권을 제한하자’는 헌법에 보장된 참정권을 무시한 노인폄하 발언에 경악을 금치못하고 분노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망발에 더해 민주당 양이원영 의원은 김 위원장의 발언에 ‘맞는 얘기’라고 동조했다”며 “이런 노인폄하 발언은 10대 경제강국의 기초를 닦아 준 노인세대에게 은공은 커녕 학대행위가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노인회는 민주당의 ‘노인 폄하’가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004년 열린우리당(현 민주당) 정동영 대통령 후보자의 ‘60대 이상은 70대는 투표 안해도 괜찮다. 집에 쉬셔도 되고’ 발언과 △2004년 같은 당 유시민 의원의 “50대가 되면 멍청해진다. 60대엔 책임있는 자리는 맡지 말아야” △2011년 조국 서울대 교수가 ‘서울 노친네들 투표 못하게 여행 예약해드렸다‘는 네티즌의 트윗에 ‘진짜 효자’라고 쓴 글 등을 언급했다.

노인회는 “민주당은 노인폄하 발언을 반복하는 치유할 수 없는 습관성 정당이 아닌가 자문하며 허탈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며 “김 위원장과 동조발언을 한 양이 의원, 민주당 대표가 대한노인회를 찾아와 발언의 진위를 해명하고 진심어린 사과, 재발방지를 약속해주기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각계 원로 인사 모임인 국가원로회의도 김은경 위원장의 발언을 문제삼으며 민주당 지도부를 규탄했다.

국가원로회의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갖고 “(김 위원장이) 대한민국 어르신들의 마음속에 깊은 상처와 아픔을 남기고 모욕감을 안기며 명예를 훼손시켰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규탄문에서 ‘남은 수명에 비례한 투표권 행사가 합리적’이라는 취지의 김 위원장 발언에 대해 “시대의 역사와 미래인 어르신들의 인격과 가치 모두를 무시해버리는 오만하고 방자한 말”이라며 “더 나아가 대한민국을 세대별로 하나로 묶어야 할 정치인이 세대별 갈라치기를 통해 국민을 분열시키고자 하는 악의적인 정략”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김은경 혁신위원장 역시 부모가 계시지 않나. 그런데 어찌 ‘왜 미래가 없으신 분들이 왜 1 대 1로 표결해야 하느냐’는 패륜적 발언을 서슴지 않고 할 수 있나”라며 “김은경 혁신위원장의 부모님에게도 그 면전에서 그렇게 이야기할 수 있습니까”라 되물었다.

이들은 김 위원장의 사과와 위원장직 사퇴를 촉구하는 한편, 김 위원장 발언을 옹호한 민주당 양이원영 의원의 의원직 사퇴, 이재명 대표의 사과·사퇴도 요구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서울 성동구 한 카페에서 2030세대 청년들과 좌담회를 열고, “자기 나이로부터 여명까지, 엄마 나이로(부터) 여명까지로 해 비례적으로 투표해야 한다”는 자신 아들의 의견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되게 합리적이지(않느냐)”고 물었다. 이어 “민주주의 국가에서 1인 1표라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지만 맞는 말이다. 왜 미래가 짧은 분들이 1대 1로 표결해야 하나”라고 부연했다.

논란이 일자 김 위원장은 지난 1일 “저도 곧 60세로 노인 반열에 들어가는데 무슨 노인을 폄하하겠나”라며 “앞뒤 자르고 맥락을 이상하게 하니 노인 폄하인 것처럼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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