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할 줄 알아야지” 우크라에 불만 표시하는 유럽 국가들
  • 김지원 디지털팀 기자 (skylarkim0807@hotmail.com)
  • 승인 2023.08.03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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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이어 폴란드도 “엄청난 지원 했는데” 볼멘소리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오른쪽)과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이 지난달 9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서부 루츠크에서 만나고 있다. ⓒ REUTERS=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오른쪽)과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이 지난달 9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서부 루츠크에서 만나고 있다. ⓒ REUTERS=연합뉴스

영국에 이어 폴란드가 우크라이나는 전시 지원에 감사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면서 불만을 드러냈다.

2일(현지 시각)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이같이 전하면서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친분을 과시해 온 폴란드와 우크라이나 사이에 묘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두 나라 사이의 신경전은 폴란드 대통령 보좌관인 마르친 프르지다츠가 “우크라이나는 최근 몇 년, 몇 달 동안 폴란드가 그들을 위해 해 온 역할에 감사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시작됐다. 

폴란드가 자국 곡물 수입을 거부하는 데 불만을 품고 있던 우크라이나는 “용납할 수 없다”며 자국 주재 폴란드 대사를 불러 항의했다. 이에 맞서 폴란드도 2일 자국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를 외교부로 초치했다. 폴란드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가 있는 그를 대신해 부대사가 초치될 것이라고 밝혔다.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하루 전인 1일 우크라이나가 자국 대사를 초치한 데 대한 불만을 표시하면서 “전쟁이 진행 중인 가운데 폴란드가 우크라이나에 제공해 온 엄청난 지원을 생각한다면 그런 실수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분위기가 악화할 조짐을 보이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사태 진화에 나섰다. 그는 폴란드가 “유럽 전체를 방어하는 진정한 방패”라고 추켜세우고 “어떤 정치적 문제도 두 나라 국민들 사이의 관계를 망치게 둬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파벨 야블론스키 폴란드 외교차관은 2일 RMF FM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자국 외교관들이 우크라이나 측에 불만을 전달할 것이라며 두 나라 관계가 최상의 상태는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또 다음 달 15일 끝나는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입 금지 조치를 연장해달라고 유럽연합(EU)에 요청한 폴란드 정부의 결정을 옹호하면서 “우리의 국익에 부합하는 범위 내에서만 우크라이나를 돕는다”고 밝혔다.

EU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우크라이나의 재정 확보를 돕기 위해 우크라이나산 곡물의 수입 관세를 낮췄다. 하지만 저가 우크라이나산 곡물 유입에 따른 농민 피해를 고려해 폴란드와 슬로바키아, 헝가리, 불가리아, 루마니아 등 5개 회원국에 대해선 우크라이나산 밀과 옥수수, 유채씨, 해바라기씨의 국내 판매를 금지하도록 허용했다.

해당 국가들은 다음 달 15일부로 만료되는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입 금지 조치가 그대로 유지되길 희망하고 있다. 특히 폴란드는 EU의 연장 조치가 없더라도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입 금지를 계속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지난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의 NATO 가입 결정이 미뤄진 뒤 젤렌스키 대통령이 불만을 표시하자 벤 월리스 영국 국방장관이 “우크라이나는 서방으로 받은 지원에 대해 더 감사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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