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잼버리는 문재인 정부에서 준비한 것”
  • 구민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23.08.04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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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 거론하기보다 잘 끝내야”…與도 “文정부가 유치한 행사”
尹 정부 장관 3명 공동조직위원장…잼버리 책임 전가 논란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일 오후 전북 부안 새만금 부지에서 열린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개영식에서 스카우트 최고의 예우를 표하는 장문례를 받으며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일 오후 전북 부안 새만금 부지에서 열린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개영식에서 스카우트 최고의 예우를 표하는 장문례를 받으며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159개국이 참여한 ‘2023 새만금 세계잼버리 대회’가 폭염과 준비 부족으로 ‘생존 게임’이 됐다는 오명을 얻고 있는 가운데, 대통령실이 “잼버리는 문재인 정부에서 5년 동안 준비한 것”이라고 말해 또 한 번 ‘남 탓’ 비판이 일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4일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준비 기간은 문재인 정부 때였다. 전 정부에서 5년 동안 준비한 것”이라며 “책임 문제를 거론하기보다 지금은 행사를 잘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실무 준비는 지자체(전라북도)가 중심이 돼서 한 것으로 보고받고 있다”며 공을 넘기기도 했다.

일각에서 안전을 위해 행사를 축소 또는 중단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는 데 대해 “대한민국 이름을 걸고 하는 행사다. 여러 가지 제기되는 문제를 개선하면서 행사를 차질 없이 안전하게 잘 치르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국민의힘에서도 “잼버리는 문재인 정부에서 유치한 것”이라며 이를 정쟁화하지 않도록 당부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새만금 잼버리는 전북도의 숙원사업이었고 문재인 정부에서 유치, 윤석열 정부가 개최한 행사인 만큼 여야와 국민 모두가 성공을 기원하는 행사임이 틀림없으나 벌써부터 일각에서 새만금 잼버리를 정쟁 소재로 삼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양평고속도로가 정쟁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하듯이 새만금 잼버리 역시 정쟁거리로 변질되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준비 미흡에 대한 책임을 따지거나 준비 과정에서의 시시비비를 가리는 일은 나중에 해도 늦지 않다. 지금 정치권이 해야 할 일은 세계 청소년들의 축제를 잘 마무리되도록 돕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실과 여당의 이 같은 주장에 야당을 중심으로 “또 전 정부 탓에 나서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SNS를 통해 “잼버리 행사 졸속 진행으로 난처해진 윤 정부가 왜 이 말을 안 하나 했다”며 “국제적 행사에 준비 부족으로 망신당할 일만 남으니 귀 막고 눈 가리고 기승전, 전 정부 탓”이라고 비판했다.

잼버리 공동조직위원장 5명 가운데 3명이 윤석열 정부 장관들인 데 대한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조직위에 국무위원이 세 명이나 들어가 있다. 문체부‧행안부‧여가부 장관이 공동조직위원장”이라며 “그런데 무슨 정부와 상관없고 대통령실과 상관없는 것처럼 얘기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김관영 전북지사 역시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회를 제대로 치르기 위해 조직위원회를 구성했는데, (거기엔) 정부 장관 세 명이 공동조직위원장으로 들어가 있다”며 “전라북도는 지원하는 입장”이라고 정부의 책임을 강조했다.

한편 폭염의 더운 날씨와 열악한 환경 탓에 잼버리 참가자 중 온열질환자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잼버리 영지 내 코로나19까지 확산하면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3일 전북도 등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기준 새만금 잼버리 영지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19명(남성 10명·여성 5명)으로 집계됐다. 전날 동 시간대 대비 10명이 증가한 수치로, 확진자는 외국인 15명, 내국인 4명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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