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안중근·윤동주 시설, 내부수리로 잠시 닫은 것” 폐쇄설 부인
  • 김지원 디지털팀 기자 (skylarkim0807@hotmail.com)
  • 승인 2023.08.08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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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영지 “사실 왜곡으로 분노 유발하려는 사람들 있어”
중국 지린성 옌볜조선족자치주 룽징에 있는 윤동주 시인 생가의 표지석 모습 ⓒ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 페이스북 캡처
중국 지린성 옌볜조선족자치주 룽징에 있는 윤동주 시인 생가의 표지석 모습 ⓒ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 페이스북 캡처

중국이 안중근 의사 전시실과 윤동주 시인 생가 운영 중단에 대해 내부 수리를 위한 임시 휴관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8일 랴오닝성 다롄의 뤼순 감옥 박물관 내 안 의사 전시실과 지린성 옌볜조선족자치주 룽징에 있는 윤 시인 생가 운영을 중단한 것에 대해 “내부 공사로 인해 대외 개방을 잠시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관영 매체도 정상적인 내부 수리라며 한국 일각에서 제기된 폐쇄설을 반박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두 곳의 사적지 관계자들로부터 수리를 위해 임시로 문을 닫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윤 시인 생가 운영을 중단한 이유는 건물 중 한 곳이 붕괴 위기에 놓여 수리가 필요한 상황이고, 안 의사 전시실도 누수 문제로 다른 전시실과 함께 문을 닫은 것이라고 신문은 설명했다.

뤼차오 랴오닝성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글로벌타임스에 “어느 박물관에서나 통상적으로 하는 수리를 의도적으로 양국 관계로 연결해 중국에 대한 분노를 유발하려는 사람들이 있다”며 한국의 비판 여론을 겨냥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안중근과 윤동주의 애국적 행동을 존중하며 이 존중은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안 의사에 대해서는 만주 하얼빈역에서 일본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해 사살한 한국의 자유 투사라고 소개했지만, 윤 시인에 대해서는 일제 강점기 일본 제국주의에 맞서 독립 투쟁에 참여한 조선족 중국인 애국 시인이라고 적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8일 중국 정부가 윤 시인의 국적을 ‘중국’으로 소개하는 등 꾸준한 왜곡을 자행해 왔다며 윤 시인 생가를 폐쇄한 이유는 왜곡 사실이 알려질까 두려웠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중국 당국은 내부 수리를 이유로 지난달 10일께부터 윤동주 생가 운영을 중단했다. 뤼순 감옥 박물관 내 안중근 의사 전시실도 보수 공사를 이유로 들며 두 달 넘게 잠정 폐쇄한 상태다. 두 곳 모두 정확한 재운영 시점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시설보수를 위해 임시로 두 시설의 문을 닫은 것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지만, 중국이 양국 갈등이 있을 때마다 보복성 조치를 했다는 점에서 의심의 눈초리는 계속되고 있다. 특히 현장에 공사를 하거나 작업을 하는 사람의 흔적이 없다는 점도 이러한 의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우리 외교부는 이와 관련해 “유관기관과 협업해 중국 내 보훈사적지 관련 동향을 점검하고 중국 측과 협력해 나가겠다”고 6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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