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애국·군사 교육을 강화해온 러시아 정부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찬양하는 새 역사 교과서를 공개했다.

8일(현지 시각)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세르게이 크라브초프 러시아 교육부 장관은 전날 11학년(17세)용 역사 교과서를 소개하면서 “우크라이나 공세의 목표를 학생들에게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비무장화와 ‘비나치화’의 과제는 학생들이 이것이 사실임을 확신하는 것”이라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내세웠던 명분을 다시 강조했다.

새 역사 교과서는 1945년부터 21세기까지 역사를 다루며 9월1일 자로 일선 학교에 배포된다. 
이 교과서는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로부터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했을 때 러시아 군인들이 ‘평화를 지켰다’라고 표현했다. 또 서방의 제재를 1812년 러시아를 침략한 나폴레옹보다 더 나쁘다고 비난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크라브초프 장관은 “교과서는 5개월도 되지 않는 기간 내에 만들어졌다”며 “우크라이나에서의 특별 군사 작전이 끝나고 우리가 승리한 뒤 이 교과서를 증보 작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러시아 대통령실 보좌관은 “러시아에서 이처럼 짧은 시간에 만들어진 교과서는 처음”이라면서 국가의 관점을 보여준다고 찬사를 보냈다.

러시아는 2014년 크림반도 강제 합병 때부터 군사·애국을 강조하는 교육을 해왔다. 또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에는 역사 교육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의 비중을 늘리면서 이 전쟁을 역사적 임무의 하나로 가르치고 있다.

러시아는 특히 지난해 9월부터는 ‘중요한 대화’라는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학교에서 매주 월요일 오전 8시에 집회를 열어 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국기를 게양하고, 교실에서 러시아 역사의 중요 사건 등을 주제로 한 시간 동안 수업을 하도록 했다. 퇴역 군인들이 교실로 찾아와 학생들에게 자신들의 경험을 소개하기도 한다.

이밖에도 ‘용감함의 교훈’, ‘우리 안의 영웅들’과 같은 보충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에게 조국과 군인들의 위업을 찬양하는 시를 쓰도록 하는 등 애국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김지원 디지털팀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