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치 비 쏟아져 발 묶이고 정전까지…미리 보는 ‘카눈’ 위력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3.08.09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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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호 태풍 카눈 일본 남부 북상…10일 한반도 ‘관통’ 예상
8일 일본 규슈 미야자키에서 한 시민이 태풍 '카눈' 영향으로 뒤집힌 우산을 붙잡고 걷고 있다. 일본 공영방송 NHK는 남부 오키나와 지방을 거쳐 한반도를 향해 북상 중인 카눈 영향으로 9일 오전 규슈 지방에 순간적으로 초속 40m가 넘는 강풍이 불고 큰비가 내렸다고 전했다. ⓒ AP 연합
지난 8일 일본 규슈 미야자키에서 한 시민이 태풍 '카눈' 영향으로 뒤집힌 우산을 붙잡고 걷고 있다. ⓒ AP=연합뉴스

제6호 태풍 ‘카눈’이 일본 남서쪽 바다에서 한반도를 향해 느린 속도로 북상 중이다. 태풍의 영향권에 든 일본 일부 지역에선 강한 바람과 폭우가 쏟아져 대규모 정전과 교통 대란이 일어났고, 주민 수십만 명이 대피했다.

9일 NHK 등 일본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기준 중심기압 970hPa(헥토파스칼), 최대풍속 초속 30m로 가고시마현 마쿠라자키시의 서남서 110㎞ 해상에서 북서진하고 있다. 태풍의 속도가 느린 편이라 같은 지역에 강한 비구름을 형성하며 기록적 폭우를 퍼붓고 있다. 

이날 오전 8시까지 태풍의 영향권에 든 지역의 강우량은 미사토정(町) 남부 730㎜, 에비노 고원 556㎜를 기록하는 등 곳에 따라 평년의 8월 한 달치를 웃도는 기록적인 폭우가 내리고 있다. 앞으로 비는 더 쏟아져, 오는 10일 오전 6시까지 예상 강우량은 규슈 남부, 규슈 북부, 시코쿠 지역에 30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록적 폭우가 이어지면서 일부 지역에선 대규모 정전 피해도 이어졌다. 규슈 전력에 따르면, 가고시마현 내 9510가구, 미야자키현 내 1403가구에 전기 공급이 끊긴 상태다. 이와 함께 가고시마현과 미야자키현에선 산사태 가능성이 높아져 토사 재해 경보도 발령된 상태다.

항공편과 열차가 대거 운행을 중단하면서 교통 대란도 현실화했다. 이 지역을 오가는 항공편 수백 대가 무더기 결항됐고, 규슈에서 히로시마역에 이르는 대부분의 신칸센 열차 운행도 멈췄다.

일본 당국은 태풍 피해를 우려해 일부 지역 주민들에게 피난 지시를 내렸다. 가고시마, 미야자키, 구마모토 등 태풍 피해 지역에서 총 64만 가구 125만 명이 그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카눈은 10일 오전 남해안에 상륙해 한반도 정중앙을 관통할 것으로 보인다. 상륙 시 태풍 강도는 ‘강’, 강풍반경은 약 310㎞로 예상된다. 강원 영동에선 시간당 최대 100㎜ 수준의 폭우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행정안전부는 전날 오후 5시 태풍에 따른 위기 경보 단계를 ‘심각’으로 상향하고 비상 대응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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