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길 피해 바다에 뛰어들었다” 하와이 대형산불 이틀째 확산
  • 김지원 디지털팀 기자 (skylarkim0807@hotmail.com)
  • 승인 2023.08.10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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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케인 강풍에 빠르게 번져…“마우이 섬 여행 자제하라”
“피해지역 거주 한인 2명 무사히 빠져나와”
9일(현지 시각) 대형 산불이 발생한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섬의 유명 관광지인 라하이나 도심 거리에 화염과 연기가 가득한 모습 ⓒ AP=연합뉴스
9일(현지 시각)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섬의 유명 관광지인 라하이나 도심 거리에 화염과 연기가 가득한 모습 ⓒ AP=연합뉴스

8일(현지 시각) 하와이 마우이 섬에서 발생한 산불이 9일까지 이틀째 확산하면서 지금까지 최소 6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치는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 카운티는 9일 홈페이지와 소셜미디어에 긴급 알림과 보도자료를 내고 “전날 밤과 이날 새벽 마우이섬에서 신고된 산불이 확산하고 있다”며 위험 지대 주민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카운티 당국에 따르면, 화재는 전날 마우이 섬 중부 쿨라와 서부 해안 라하이나 지역에서 각각 발생했다. 8일 오전 0시22분께 쿨라 지역에서 첫 산불이 신고됐고, 이어 오전 6시37분께 라하이나 인근에서 또다른 산불이 신고됐다.

마우이 소방국은 8일 오전 9시55분께 라하이나 산불이 모두 진압됐다고 선언했으나, 강풍을 타고 잔불이 살아나면서 불이 다시 번졌다. 쿨라 지역 산불도 계속 확산해 키헤이 등 중서부 해안 지역까지 퍼졌다.

이 지역에는 한때 최대 시속 80마일(129㎞)의 돌풍이 불면서 헬기 운항까지 어려워졌다. 9일 오전 9시께부터 기상 조건이 개선되면서 소방 헬기가 이륙해 화재를 진압하고 있지만, 불은 아직 잡히지 않고 있다.

불이 섬 곳곳으로 빠르게 번진 데는 허리케인 ‘도라’가 영향을 줬다고 현지 기상 당국은 분석했다. 미국 국립허리케인센터에 따르면, 허리케인 도라는 이날 오전 5시 기준 하와이에서 남남서쪽 방향 약 795마일(1280㎞) 지점을, 이날 오후 2시 기준으로는 남서쪽 약 900마일(1448㎞) 지점을 이동 중이다.

호놀룰루 기상청은 이날 하와이 전체에 강풍 경보를 내렸다가 오후 들어 주의보로 하향 조정했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 6시까지 최대 시속 50마일(80㎞)의 강한 바람이 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밤중 갑작스럽게 확산한 산불에 주민과 관광객들이 대피하며 큰 혼란이 빚어졌다. 특히 마우이섬 유명 관광지인 라하이나 지역의 피해가 컸다. 일부 주민은 강한 화염을 피해 바다에 뛰어들기도 했다. 카운티 당국은 해안경비대가 바다에 뛰어든 어린이 2명을 포함해 14명을 구조했다고 밝혔다.

리처드 비센 주니어 마우이 시장은 9일 기자회견에서 이 지역에서 최소 6명의 사망자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비센 시장은 수색과 구조가 진행 중이어서 사망자 수는 달라질 수 있다며 “라하이나 지역의 많은 주택과 상가 건물이 불에 탔고, 대부분이 전소됐다”고 말했다.

라하이나 지역은 도로 차단으로 거의 봉쇄된 상태며 호텔 등 숙박시설을 포함해 라하이나 지역의 2600여 가구에 전기가 끊겼다고 비센 시장은 밝혔다. 또 유무선 통신이 끊기는가 하면 일부 지역에서는 911 신고 시스템까지 마비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적십자사가 마련한 대피소 5개에는 현재 총 2100명 가량이 머물고 있다.

마우이의 카훌루이 공항에서는 전날부터 여행객 2000명을 보호하고 있다. 이들은 화재로 인해 항공편이 갑자기 취소됐거나 섬에 막 도착한 여행객들이다. 당국은 이들을 섬 밖으로 이송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 중이다.

현재까지 이번 마우이 화재로 인한 한국 관광객과 한인들의 피해는 영사관에 보고되지 않았다.

주호놀룰루총영사관에 따르면, 마우이 섬에는 연간 한국 관광객 2만5000명 정도가 방문하며 이곳에 거주하는 한인은 약 500명이다. 라하이나 지역에 거주하는 한인 가족 2명은 피해 지역을 무사히 빠져나온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호놀룰루총영사관은 밝혔다.

또 “마우이 섬의 도로 통제로 이동이 어려운 상황이라는 관광객 신고가 5건 정도 있었지만, 도로 상황이 개선되면서 지금은 모두 이동 중”이라고 전했다. 주호놀룰루총영사관은 “한인들의 피해 여부 등을 포함해 상황을 계속 주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와이 주정부는 주민과 관광객들에게 마우이 섬 여행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실비아 루크 하와이 부지사는 현재 개인 여행 중인 조시 그린 주지사의 권한을 대행해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하와이 주방위군을 동원해 피해 지역 지원에 나섰다.

하와이 주지사실은 그린 주지사가 화재 상황을 보고받고 개인 일정을 중단한 뒤 이날 밤 복귀해 화재 대응을 지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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