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의 ‘핵’ 내륙 지나는데, ‘극한호우’는 강원영동에…왜?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3.08.10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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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영동에 600㎜ 비 예보, 고성에는 시간당 90.8㎜ ‘물폭탄’
태풍 동쪽이 위험반원…태백산맥 영향으로 영동에 비구름떼 갇혀
10일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많은 비가 내려 강원 강릉시 강동면 정동진의 한 도로에 차량이 침수돼 있다. ⓒ 연합뉴스
10일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많은 비가 내려 강원 강릉시 강동면 정동진의 한 도로에 차량이 침수돼 있다. ⓒ 연합뉴스

한반도에 상륙한 제6호 태풍 카눈이 전국에 강풍을 동반한 많은 비를 뿌리고 있다. 그중에서도 강원영동 지방에 시간당 100㎜ 수준의 ‘극한호우’가 내리고 있다. 앞으로 이 지역에 최대 250㎜ 이상, 수도권엔 최대 150㎜, 충청과 경북북부엔 최대 100㎜ 이상 비가 더 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카눈의 위치는 경북 안동 남서쪽 38㎞ 지점이다. 중심기압은 980hPa, 최대 풍속 29㎧(시속 104㎞) 정도다. 이후 카눈은 이날 6시 충청, 9시 수도권까지 북상한 뒤 새벽 3시를 기점으로 북한 쪽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태풍의 영향권에서 벗어난 제주와 남해안을 제외한 전국에는 폭풍우가 쏟아지고 있다. 특히 강원 고성과 속초, 강릉 등 영동 지방에 시간당 80~90㎜ 이상의 장대비가 내렸다. 이 지역 일대에는 전날부터 누적 300㎜ 이상의 많은 비가 쏟아지고 있다.

다른 지역보다 강원영동 지방에 더 많은 비가 내린 이유는 이 지역이 태풍의 오른쪽 위험 반경에 위치한 데다 지형적 영향까지 더해진 탓이다. 태풍은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동쪽의 바람이 다른 쪽보다 더 강하다. 게다가 동해안쪽은 태백산맥에 가로막혀 있고, 최근 동해안의 수온이 29도로 높아진 터라 비구름떼가 더 강하게 형성됐다.

강원영동지역에는 앞으로 더 많은 비가 쏟아질 전망이다. 이 지역에는 오는 11일까지 80~150㎜의 비가 더 내리겠고, 많은 곳은 250㎜ 이상의 폭우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한편 태풍이 점차 북상하면서 남부지방은 이날 밤부터 비가 점차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태풍이 완전히 지나칠 때까지 안심하긴 이르다. 태풍의 특성 상, 태풍의 핵에 들면 한 차례 날이 갠 뒤 다시 바람이 강하게 몰아치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태풍이 근접하면서 매우 강하고 많은 비와 매우 강한 바람이 예상돼 철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며 “동해안에는 너울과 함께 매우 높은 파도가 방파제나 해안도로를 넘는 곳이 있겠으니 해안가 저지대에서는 피해 예방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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