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관, ‘윤석열 비난하더니 돌변, 안 부끄럽나’ 질문에 ‘조국 사태’ 언급한 이유
  • 구민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23.08.18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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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과거 윤석열 검찰총장 향해 “패거리 문화” 비판
野 질문에 “조국 사태 없었으면 인식 그대로였을지도”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18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질의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18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질의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18일 과거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을 두고 ‘패거리 문화’라고 비판했던 데 대한 야당의 질문에 “태도가 바뀐 게 아니라 상황이 바뀐 것”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이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정필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과거 이 후보자의 윤 대통령 비판 발언을 소환하며 “태도가 돌변한 것에 대해서 부끄럽지 않냐”고 묻자 “전혀 부끄럽지 않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그때는 그렇게 생각했었지만 그 후 그분(윤 대통령)이 하시는 걸 보고 지지하기로 한 것”이라며 “조국 사태가 없었으면 그 때 그 감정을 지금도 갖고 있었을지 모른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 국면에서 적극 수사에 나서자 생각을 바꾸게 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후보자는 지난 2019년 7월 채널A의 한 시사방송에 출연해 당시 검찰총장이던 윤 대통령의 인사청문회 ‘위증 논란’을 두고 강하게 비판했다. 당시 윤 대통령은 후배 윤대진 검사의 친형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이 뇌물사건으로 수사를 받자 변호사를 소개해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었다. 윤 대통령은 검찰총장 인사청문회 자리에서 의혹을 부인했지만, 이를 뒤집는 윤 대통령의 전화 녹취록이 곧장 공개되면서 거짓 해명 논란이 일었다.

당시 이와 관련해 이 후보자는 방송에서 “솔직히 말하면 분노감이 든다. 남한테는 칼을 들이대서 적폐청산 수사한다고 100여명을 기소하고, 130년을 구형했다”며 “이런 패거리 문화에 물든 검사가 이전 수사는 제대로 했을지 의심스럽다”고 비난한 바 있다.

국민의힘은 이 후보자의 ‘태도 돌변’ 논란에 대한 해명을 뒷받침하고 나섰다. 윤두현 의원은 “윤 대통령이 (박근혜 정부) 적폐수사 때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생각했는데, 자신을 발탁한 (문재인) 정권의 장관에게도 예리한 칼을 적용하는 걸 보고 정의, 부정부패 척결을 위해 검사로서 할 일을 한다는 진정성을 느꼈다고 해석하면 되나”라고 물었다. 이에 이 후보자는 긍정하며 “그래서 제가 (윤 대통령을) 지지하고, 이 분 아니면 정권교체 안 된다고 생각해 합류한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이날 청문회에서 지난해 이 후보자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특별고문 경력이 방통위원장 결격사유에 해당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정필모 민주당 의원은 “입법조사처에 문의하니 명시적 법령이 없다고 해도 당선인 특별고문과 인수위원 간 유사성을 인정해야 한다고 답변했다”고 지적하자 이 후보자는 “(그런) 여지도 있긴 하다”라고 답했다.

방통위법 제10조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의 신분을 상실한 날부터 3년이 지나지 아니한 사람”은 방통위원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후보자는 본인이 인수위원이 아니라 고문직에 있었기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해 왔다.

정 의원은 또 이 후보자가 증여세 문제, 방송 장악, 아들 학폭 개입 등 여러 의혹이 있다는 점을 꼬집으며 “공직 후보로서 매우 부적격하다. 이제라도 스스로 (후보직을) 내려놓는 것이 그나마 명예를 지킬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이 후보는 “비판의 말씀 깊이 새기겠다”면서도 “임명권자가 물러나라고 하면 지금이라도 물러나야겠죠”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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