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 징계 표결 일주일 연기…막판 ‘불출마 선언’이 묘수 됐나
  • 구민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23.08.22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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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국, 제명안 표결 1시간 전 “총선 불출마”
오는 30일로 표결 연기…여야, 불출마 감안해 징계 수위 낮출 수도
17일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서 나온 김남국 의원이 승강기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17일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서 나온 김남국 의원이 승강기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1소위가 22일 상임위 중 코인 거래 등으로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남국 의원에 대한 제명안 표결을 오는 30일로 연기했다. 이날 소위가 열리기 1시간 전 김 의원이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윤리특위 1소위원장인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과 1소위원인 송기헌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후 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오는 30일 오후 1시30분에 소위원회를 재개해 표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송기헌 의원은 “김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한 것에 대해 어느 정도로 평가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표결을 하기 위한 숙고의 시간을 정했고 그에 따라 소위원회를 한 번 더 개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의원의 불출마 선언이 어느 정도 무게가 있느냐에 대한 숙고가 필요한 것”이라며 “(민주당 소속 위원 3명 중) 아직 의견을 정하지 못해 각자 생각해봐야겠다고 해서 시간을 다시 갖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양수 의원도 “민주당 측의 이러한 제안을 허투루 들을 수는 없기에 수용해 일주일 순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1소위는 이날 오전 11시 회의를 열고 김 의원에 대해 징계를 결정하려 했다. 하지만 회의 시작 1시간 전인 오전 10시, 김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심의 결과와 상관없이 22대 총선에 불출마 하겠다”며 “제 문제로 심려를 끼쳐드려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사과 드린다”고 밝혔다.

이에 1소위는 김 의원 징계안에 대한 오전 표결 절차를 중단하고 오후 2시까지 정회하기로 했다. 위원장인 이양수 의원은 “김남국 의원이 개인 불출마 선언한 것이 위원회에서 표결을 하지 말아야 될 중대한 이유가 될 수 없다는 판단 하에 회의를 진행하려고 했지만, 민주당 의원들의 주장에 의해서 회의가 원활히 진행되지 못했다”며 “오후 2시에 속개하기로 하고 해산하게 됐다”고 부연했다.

이후 1소위는 예정대로 오후 2시 다시 회의를 열었지만 여야 의원들 간 논의 끝에 오는 30일로 김 의원 징계에 대한 표결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김 의원의 불출마 선언의 영향을 받아 표결이 한 차례 미뤄지면서 윤리심사자문위원회가 권고한 ‘제명’보다 한 단계 낮은 징계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도 김 의원 불출마 선언으로 징계를 면할 순 없더라도 수위 조절에는 어느 정도 반영할 수 있다는 기류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러한 관측에 대해 송기헌 의원은 “(징계가 낮아질 것으로) 예단하기는 어렵다”며 “그 정도(징계 감경)는 아니라고 하는 분도 일부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 의원은 이날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도 의원직 사퇴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안산 단원을 유권자 여러분께 은혜를 갚고 성과로 보답하고자 했으나 실망을 안겨드려 마음이 무겁다”며 “제 간절한 바람이 있다면 저를 믿고 응원해 준 안산시민을 위해 임기 끝까지 책임을 다하는 것 뿐”이라고 강조했다. 남은 국회의원 임기를 끝마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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