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남규·정두영부터 유영철까지…과거 싸이코패스의 특이점은?
  • 김현지·조해수 기자 (metaxy@sisajournal.com)
  • 승인 2023.08.25 10:05
  • 호수 17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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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한마디에 의구심을 가지게 하는 것이 사이코패스가 상대를 조종하고 통제하는 수법”

국내에서 사이코패스가 대중적으로 알려진 계기는 ‘유영철 사건’이라고 학계는 보고 있다. 유영철은 2003~4년 연쇄살인을 저지른 희대의 살인마다.

당시 경찰 조사 결과, 유영철은 20명을 엽기적인 방식으로 살해했다. 피해자들은 부유층 노인들을 포함해 보도방, 출장마사지에서 일하는 여성들이었다. 유영철은 20명 외에도 추가 살인을 저질렀다고 주장했지만 확인되지는 않았다.

피해자의 신원을 모르도록 살해한 여성의 지문을 흉기로 도려내는 등 잔혹한 범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혼 후 여성에게 생긴 혐오증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한다.

유영철의 사소한 거짓말은 사이코패스 성향임을 드러냈다. 그는 “권일용, 표창원 같은 프로파일러를 만난 사실이 일절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권일용 프로파일러는 과거 방송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뱉어내는 거짓말 한마디에 의구심을 가지게 하는 것이 사이코패스가 상대를 조종하고 통제하는 수법”이라고 지적했다.

자신이 저지른 연쇄살인과 관련해 “이 사건을 계기로 여성들이 함부로 몸을 놀리거나 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는 유영철의 발언 역시 논란을 일으켰다.

연쇄살인범 정두영은 유영철의 롤모델이었다. 정두영은 1999~2000년 부산·경남 지역에서 9명을 살해한 강도살인범으로 알려졌다.

조사 과정에서 “내 속에 악마가 있던 모양”이라고 말했다는 인물이다. 유영철은 범행을 착안한 배경에 대해 “2000년 강간죄로 교도소 수감 당시 정두영 연쇄살인 사건을 상세히 보도한 월간지를 봤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유영철을 향해 “허풍을 떤다”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유영철이 자신의 소행이라고 주장한 ‘이문동 살인 사건’의 진짜 범인은 정남규였기 때문이다. 정남규는 2004~6년 서울·경기 등에서 13명을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신발 밑창을 도려냈다고 한다.

연쇄살인범 강호순 사건에는 알려지지 않은 내막도 있다. 강호순은 2006~08년 경기도 서남부 일대에서 여성 연쇄살인을 저질렀다. 강호순은 당시 보도방을 운영했는데, 그의 초기 피해자들은 조선족 도우미들이었다고 한다.

강호순 사건을 지원한 배상훈 프로파일러는 “1차, 2차 등 초기 피해자들은 도우미들이었지만 사건 당시 강호순은 용의선상에서 제외됐다”며 “강호순 사건은 처음 보험사기범에서 연쇄살인범으로 진화한 전형적인 과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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