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상임고문을 맡고 있는 안철수 의원이 유세 과정에서 “XX하고 자빠졌죠”라고 발언해 ‘욕설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이 “품격을 지키라”고 지적하자, 안 의원은 “시민 욕설을 유머로 승화시킨 것”이라고 응수했다.
안 의원은 지난 9일 강서구 현장 유세 과정에서 진교훈 민주당 강서구청장 후보를 겨냥해 “민생 치안이 그 사람에게 주어진 유일한 일인데 그 사람 실적을 아십니까. 경찰청 차장 시절 2022년 1분기 강력 범죄는 1년 전보다 70% 정도 늘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 시민이 “XX하고 자빠졌네. 개XX”라고 욕설을 던지자, 안 의원은 “정말로 XX하고 자빠졌죠”라고 웃으며 받아쳤다.
해당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자 민주당도 안 의원에게 공세를 집중시켰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10일 서면브리핑에서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지내고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로 나섰던 집권여당의 지도자가 신성한 선거에서 상대당 후보에게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을 하다니 기가 막히다”며 “낯이 뜨거워 연설장면을 보기 부끄러울 정도”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 여당에 대한 심판론이 나날이 커지니 이성을 잃은 것이냐”며 “새 정치를 외치며 정치에 뛰어들었던 사람이 왜 이렇게 변했나,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뒤편으로 밀려날까봐 두렵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유권자에 대한 모독”이라며 “한글날 강서를 찾아 욕설을 뱉은 안철수 의원은 낯부끄러운 욕설에 대해서 당장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안 의원 측도 즉각 반박에 나섰다. 안 의원실에선 이날 입장문을 내고 “막말의 대명사 더불어막말당이 유머와 막말도 구분 못 하는 것을 보니 역시 원조 막말 정당답다”고 민주당을 저격했다. 이어 “국민의힘 유세를 보고 우리 당에 비판적인 시민이 던진 욕설을 유머로 승화시킨 안 의원 발언에 앞뒤 문맥 없이 오직 비방의 목적을 갖고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 진실을 왜곡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진교훈 후보가 경찰청 차장을 하던 2022년 1분기의 강력범죄는 그 전해에 비해 68.8% 증가했고 그 중 성폭력범죄는 74.7% 증가한 점을 강조한다”며 “그 이상의 의도는 없었다”고 재차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