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 싶다면 떠나라”…‘끝장’ 예고한 이스라엘, 최후 통첩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3.10.13 16:0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상군 투입 임박 관측 속 가자지구 주민에 대피령
네타냐후 “하마스 모두 죽은 목숨…없애버릴 것”
이스라엘군 M109 155mm 자주포가 10월12일(현지 시각) 남부의 가자지구 국경 인근에서 포탄을 발사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에 연일 보복 공습을 퍼붓고 있다. ⓒ AFP=연합
이스라엘군 M109 155mm 자주포가 10월12일(현지 시각) 남부의 가자지구 국경 인근에서 포탄을 발사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에 연일 보복 공습을 퍼붓고 있다. ⓒ AFP=연합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 보복 공습을 감행 중인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긴급 대피령을 내리는 등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이스라엘군의 지상군 투입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대규모 인명 살상 우려가 커진다. 

13일(현지 시각) 로이터와 AP 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IDF)은 이날 성명을 내고 "가자시티 내 모든 민간인에게 스스로 안전과 보호를 위해 집에서 남쪽으로 대피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자시티는 군사작전이 벌어질 구역"이라며 "앞으로 며칠 내에 가자시에서 지속적으로 대규모 작전을 벌일 것"이라고 지상군 투입이 임박했음을 알렸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충돌 엿새째인 10월12일(현지 시각) 가자지구 중심 도시 가자시티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연기가 치솟고 있다. 하마스의 기습 공격이 촉발한 전쟁으로 양측에서 2천500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 AFP=연합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충돌 엿새째인 10월12일(현지 시각) 가자지구 중심 도시 가자시티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연기가 치솟고 있다. 하마스의 기습 공격이 촉발한 전쟁으로 양측에서 2천500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 AFP=연합

이스라엘군은 "하마스 테러 조직은 이스라엘이란 국가를 상대로 전쟁을 벌였으며, 이 테러범들은 무고한 민간인이 거주하는 가자시티의 건물과 주택 아래 터널에 숨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민간인에 해를 끼치는 걸 피하기 위해 광범위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가자시티 주민들에게 "와디 가자 이남 지역으로 이동하라"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주민들의 귀환 가능 시점에 대해 "군이 또 다른 발표를 할 때 가자시티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스라엘과의 국경에 설치된 펜스에 접근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팔레스타인인들이 10월12일(현지 시각)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폐허가 된 가자지구 남부 라파 난민촌에서 부상자를 대피시키고 있다. ⓒ AP=연합
팔레스타인인들이 10월12일(현지 시각)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폐허가 된 가자지구 남부 라파 난민촌에서 부상자를 대피시키고 있다. ⓒ AP=연합

가자지구에 대한 지상군 투입 임박 관측 속 이스라엘군의 이 같은 성명이 나오면서 국제사회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가자지구 주민에 대한 이스라엘의 이동 명령에 대해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유엔은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전체 주민 230만 명의 절반에 육박하는 110만 명에게 '24시간 이내로 가자시티를 떠나 남쪽으로 대피하라'는 통보를 했다고 밝혔다. 

유엔에 따르면, 이번 이스라엘군의 통보는 가자지구 주민뿐 아니라 유엔 직원과 학교, 보건소와 병원 등 유엔 시설로 대피한 사람들에게도 적용된다. 

팔레스타인 아이들이 10월12일(현지 시각) 가자지구 내 병원에 마련된 임시 대피소에서 텐트 밖으로 얼굴을 내밀고 있다. ⓒ 로이터=연합
팔레스타인 아이들이 10월12일(현지 시각) 가자지구 내 병원에 마련된 임시 대피소에서 텐트 밖으로 얼굴을 내밀고 있다. ⓒ 로이터=연합

"하마스, 빠짐없이 찾아낼 것" "모두 죽은 목숨"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퇴거 통보와 함께 하마스에 대한 '끝장' 의지를 내비치면서 상황은 더 악화할 전망이다.

이스라엘군 수석 대변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이스라엘은 더 이상 하마스가 옆에 존재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군 대변인 리처드 헥트 중령도 이스라엘인 1300명을 살해한 지난 주말 기습 공격과 연루된 하마스 부대를 공습했다며 "우리는 이런 사람들을 한 명도 빠짐없이 찾아낼 것"이라고 단언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기자회견에서 "하마스 대원은 모두 죽은 목숨"이라며 "(하마스를) 부숴 없애버리겠다"고 보복 의지를 천명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 이후 가자지구를 사실상 봉쇄하고 보복 공습을 퍼붓고 있다. 이스라엘 공군은 현재까지 하마스 목표물에 6000개의 폭탄을 투하했다고 밝혔다.

양측 충돌로 인한 사상자 규모는 갈수록 늘고 있다. 현재까지 이스라엘에선 군인 247명을 포함해 1300명이 넘게 사망했으며,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도 1530명이 사망했다. 이와 별개로 이스라엘 영토에 침입했다가 사살된 하마스 무장대원도 약 15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