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회복국면 진입”…‘이-팔 전쟁’엔 “긴장하며 예의주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요 선진국 중에서 우리나라만큼 내년 성장률 전망치가 높은 국가는 없다고 밝혔다.
추 부총리는 13일(현지 시각) 모로코 마라케시의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장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내년도 성장 전망치가 2%대 초반인 것인데, IMF 성장률 전망에 따르면 웬만한 경제 규모의 국가 중에서는 2%대 초반은 우리나라가 유일하다”라고 말했다.
추 부총리의 이 같은 발언은 지난주 IMF가 내년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2.4→2.2%)를 하향 조정한 것을 놓고 ‘저성장’ 지적이 나오자, 이를 반박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추 부총리는 “한국 경제성장률이 올해 1.4%에서 내년 2.2%로 0.8%포인트 오른다는 것”이라며 “(이번 하향조정으로) 리바운드 크기 정도를 조금 낮춘 것이지만 다른 나라에 비해서는 굉장히 이례적으로 리바운드를 높게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의 성장률도 거론, 올해는 한국이 20여년 만에 일본에 역전 당했다는 지적을 받아들인다면서도 “다만 숫자의 흐름을 보면 지난해 일본(1.0%)은 한국(2.6%)보다 한참 낮은 성장을 했고, 올해 조금 높은 성장(2.0%)을 했는데 내년엔 다시 1.0%로 떨어진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추 부총리는 우리나라의 성장률이 내년에 2.2%를 기록하려면 경기가 계속 우상향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뒤 “IMF가 왜 한국을 긍정적으로 봤을까를 생각해보면 내년에 반도체 경기가 전반적으로 좋아지면서 한국이 본격적으로 수혜를 받는다는 뜻”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반도체 업황은 회복 국면에 진입했고, 물가도 선진국이 5~6%인데 한국은 2~3%로 중동문제 등 아직 불확실성이 있지만 회복 국면에 진입하기 시작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한국경제의 반도체 의존도 지적에 대해서는 “반도체 의존 맞다”라면서도 “반도체는 산업의 쌀이고 생명수 같은 것이라 우리 반도체가 선전하고 있다는 것은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반도체뿐 아니라 배터리·자동차·조선·원전·방산 등 경쟁력 있는 기업이 많은 데다, K컬처·K콘텐츠·K푸드까지 포트폴리오가 꽤 다양한 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반도체 경기가 안 좋더라도 우리 경제가 다른 선진국에 비해 선방하고 있는 것은 그 덕분”이라고 진단했다.
세계경제 위험 요인으로는 ‘인플레이션’을 우선적으로 꼽았다. 추 부총리는 “물가 안정을 굉장히 중점적으로 얘기하고 있고 이는 고금리와도 맞물려 있는 것”이라며 “다행스러운 것은 고금리가 대체로 천장을 확인하고 있는 수준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물가안정은 모든 민생의, 성장의 첫 출발”이라며, 통화·재정 정책의 긴축 기조를 이어가야 한다는 게 대체적인 분위기라고 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과 관련해선 “사태 전개에 관해 누구도 확실한 정보나 확신이 없는, 굉장히 불확실성 속에 있는 것 같다”며 “다만 불확실성 요인이 하나 추가된 건 분명하고, 정부도 상당히 긴장하면서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내년 연구개발(R&D) 예산이 대폭(16.6%) 삭감된 데 대해선 “R&D가 나눠 먹기식으로 기업 복지 형태로 방만하게 운영된 부분이 많다”면서 “R&D (방만 운영) 사례 및 방향성을 소개해 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