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본인 정치 인생 위해 물러나는 게 맞아”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17일 “윤석열 정권의 레임덕이 이미 시작됐다”며 “윤 대통령의 선택지는 이대로 가서 총선이 망하고 식물정권이 되든지, 아니면 진짜 제대로 변해보든지 두 가지”라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지난 11일 치러진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거론하며 “대통령의 책임이고 대통령이 반성해야 될 선거인데, 이대로는 망하는데, 그런데 대통령은 안 변하실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는 보수 언론이 윤 대통령을 비판하기 시작한 점을 들어 레임덕이 이미 시작됐다고 봤다. 그는 “그동안 어지간하면 윤석열 대통령이 하는 거 다 실드 쳐주고 막아주고 하는 게 보수 언론 아니었나. 그런데 지금 얼마나 비판을 하나. 그걸 보면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를 같은 편에서도 이렇게 바라는구나(라고 생각한다)”라며 윤 대통령이 독선적인 행동을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전 의원은 ‘윤 대통령이 안 변한다면 어떡할 것인가’라고 가정하며 “그럼 여당이 변해야 한다. 국민의힘이 홀로 설 결심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강서구에서 17.15% 졌다는 거는 서울‧인천‧경기에서 대부분 질 거라는 이야기다. 그럼 공천 받으면 뭐 하나”라며 “그러니까 국민의힘이, 의원들이, 정치하시는 분들이 대통령 너무 무서워하지 말고 대통령이 안 변하면 당이라도 변해야 한다. 당이 홀로 설 결심을 하시라”고 당부했다.
유 전 의원은 또 윤 대통령이 책임 지지 않는 모습을 이어가는 것을 우려했다. 그는 “이태원 참사, 오송 참사, 민생경제 실패, 잼버리, 양평고속도로, 후쿠시마 등 그동안 각종 국정 현안에서 대통령께서 전면에 나서서 국민하고 소통하고 책임지고 반성하고 사과하고 ‘다 잘하겠다’라는 이런 말씀이 없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하고 장관들은 책임 안 지고 실무 공무원들 구속되고 재판받고 이러잖나”라며 “그게 이번에도 똑같이 당에도 나타난다. 대통령이 책임 안 지니까 당 대표도 책임 안 지고 최고위원들도 책임 안 지고 임명직 당직자들만 그냥 날아갔다”고 꼬집었다.
이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대통령실과 건강한 소통을 하겠다’는 등 변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데 대해 “김 대표가 지난 7개월 동안 대통령이 잘못해도 하수인같이 한 마디 못하다가, 앞으로 변하겠다고 하면 국민들이 어떻게 평가하겠나”라며 “김 대표는 본인의 정치 인생을 위해서도 물러나는 게 맞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 전부 다 김기현 체제와 국민의힘은 쳐다보지도 않는다. 윤 대통령만 쳐다본다”며 “윤 대통령이 공천권을 100% 행사할 거니까 김 대표나 최고위원들이 안 보이는 것이다. 당이 홀로 설 결심을 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전날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보인 것에 대해서는 “중도·무당·청년층의 마음을 잡지 못하면 선거에서 이길 수도 없고 일할 기회도 없다”며 “이 전 대표도 기본적으로 그런 생각을 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유 전 의원은 신당 창당설과 관련해서는 “결정된 것 없다. 12월까지는 당의 변화와 쇄신을 위해 제 목소리를 낼 것”이라며 “저는 이 당에 대한 애정이 윤 대통령보다 훨씬 강한 사람이다. 국민의힘이 극우화되면 안 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