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리더-문화예술] 김가람 피아니스트
  • 오종탁 기자 (amos@sisajournal.com)
  • 승인 2023.10.25 07:35
  • 호수 17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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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선정 ‘2023 차세대리더’ 100인]
사회에 끊임없이 메시지와 질문 던져온 ‘행동하는 예술가’

피아니스트 김가람(36)은 8년 전인 2015년 10월21일 히말라야산맥의 해발 5416m 지점에 있었다. 콘서트를 진행하기 위해서였다. 이 무모한 연주는 그해 대지진으로 상처 입은 네팔을 보듬으며 평화를 연주하고자 기획됐다. 

ⓒ시사저널 임준선
ⓒ시사저널 임준선

앞서 13일 동안 걸으며 난생처음 경험한 히말라야산맥은 제 한 몸도 제대로 건사하기 힘든 난관이었다. 광활한 대산맥의 고개에서 피아노 소리가 들리기나 할지도 장담할 수 없었다. 김가람은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피아노 앞에 앉았다. 우리 민요 《아리랑》의 아름다운 선율이 바람을 타고 퍼져 나가기 시작했다.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주변의 높은 산봉우리들이 피아노 소리를 감싸며 엄청난 울림을 만들어낸 것이다. 

‘가장 높은 곳에서 연 피아노 콘서트’로 세운 기네스 세계기록은 세간에서 금세 잊혔다. 김가람에게 실질적으로 남은 자산은 자연이 선사한 공명(共鳴)의 기억이다. 히말라야에서 느낀 소리를 잊지 않으려 김가람은 부단히 노력해 왔다. 예술가로서 자기 이름을 드러내기보다 주변에 선한 영향을 전하는 데 더 주력하는 삶도 이와 맞닿아 있다. 

프랑스 파리국립고등음악원·영국 왕립음악원 수학, 일 드 프랑스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 유럽과 아시아를 넘나드는 연주와 기획 활동 등 화려한 경력을 보유했지만, 김가람은 여느 엘리트 음악가와 구별되는 행보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2021년 7월 아파트라는 공간에서 일어나는 우리 사회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가사에 담은 2인 가극 《아파트》에 참여했다. 같은 해 12월 코로나19 시대를 지나며 혼돈에 휩싸인 대중에게 인문학적 메시지를 던지는 《시간의 종말(End of Time)》 음악 비디오 공개, 전쟁과 재해 등 악재에 직면한 인류의 안전과 평안을 기원하는 올해 2월 독주회 《라멘트》까지 멈추지 않고 걸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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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차세대 리더’ 100인 ‘대한민국의 미래’를 미리 엿보다

새 시대의 ‘대한민국 권력 지도’에 새겨질 새 희망이자 요구
시사저널-한국갤럽 전문가·일반 국민 1000명 설문조사, 해당 분야 전문가들 추천

‘차세대 리더’를 선정하는 일은 왜 중요할까. 대한민국의 미래를 ‘미리’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대한민국의 각 분야에서 샛별처럼 떠오른 이들은 그 자체로 상징적이다. 차세대 리더에 주목하면 대한민국이 어디로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대중이 지금 무엇을 원하고 중요하게 여기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동시에 우리가 무엇을 놓치고 흘려보내고 있는지도 알 수 있다. 우리의 미래를 가늠해볼 수 있는 것이다. 시사저널이 2008년부터 16년째 ‘차세대 리더’ 조사를 이어가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미리 살펴보기 위함이다. 

‘2023 차세대 리더 100’ 선정 과정은 지난해와 같다. 정치, 경제(기업·IT·스타트업), 사회(법조·환경·NGO·종교·의학·과학·크리에이터), 문화(예술·영화·방송연예·스포츠·레저) 각 분야에서 내일의 대한민국에 큰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기대되는 인물 100명을 추렸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에 의뢰해 전문가 500명, 일반 국민 500명 등 총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고, 이를 기초자료로 시사저널 기자들이 각 분야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후보군을 압축했다. 최종적으로 시사저널 편집국에서 올 한 해 미디어에 나온 여러 자료를 검토하고 검증하는 과정을 거쳤다. 분야별 인물 순서는 무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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