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日키옥시아·美웨스턴디지털 합병 반대”
  • 김은정 디지털팀 기자 (ejk1407@naver.com)
  • 승인 2023.10.18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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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매체 “SK하이닉스, 웨스턴디지털의 시장 주도권 강화 우려”
소프트뱅크와 제휴 타진설도…SK하이닉스 “사실 아냐”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연합뉴스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연합뉴스

메모리반도체 낸드플래시 생산 업체인 일본 키옥시아(옛 도시바메모리)와 미국 웨스턴디지털이 합병을 재추진 중인 가운데 키옥시아의 주요 주주 중 한 곳인 SK하이닉스가 이를 반대하고 있다는 소식이 나왔다.

18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 요미우리신문은 키옥시아의 지분 약 15%를 보유 중인 SK하이닉스가 키옥시아와 웨스턴디지털 합병 협상을 두고 난색을 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웨스턴디지털은 반도체 메모리 사업을 분리한 뒤 키옥시아홀딩스와 함께 지주회사를 설립하는 방식의 양사 합병안을 놓고 키옥시아와 최종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SK하이닉스는 키옥시아 지분에 대한 의결권은 없지만, 양사 합병에 대한 동의권을 보유하고 있다. 키옥시아의 최대주주는 베인캐피털 주도로 조성된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특수목적법인, BCPE Pangea Intermediate Holdings Cayman)으로 SK하이닉스는 지난 2018년 이 컨소시엄에 약 4조원을 투입해 키옥시아 지분 약 15%를 취득했다.

이들 일본 매체에 따르면, 키옥시아는 웨스턴디지털과의 합병을 위해 이번주 내 일본 은행권으로부터 총 2조엔(한화 약 18조830억원) 규모의 대출을 받기 위해 협상 중이기도 하다. 그러나 SK하이닉스 동의를 얻지 못하면 키옥시아가 추진 중인 이 대출에 제동이 걸리게 된다.

닛케이는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에 이은 전 세계 낸드플래시 점유율 2위 업체"라며 "SK하이닉스는 함께 제휴를 모색하던 키옥시아가 타사(웨스턴디지털)와 합병하는 데 대한 거부감이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낸드플래시 시장의 지난해 세계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33.7%로 1위를 차지했다. 단순 계산으로 지난해 3위 키옥시아(18.6%)와 4위 웨스턴디지털(13.1%)의 합산 점유율은 31.7%로 삼성전자와의 격차가 2%포인트로 좁혀지게 된다.

요미우리는 "SK하이닉스는 이번 합병안으로 (합병 회사의 경영권을 쥘) 웨스턴디지털의 시장 주도권 강화를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협상에는 미국과 일본 정부도 깊이 관여하고 있어 협상 향방은 유동적인 편"이라고 전했다.

닛케이는 더 나아가 SK하이닉스가 양사 합병 불발을 대비해 키옥시아에 새 협력 방안을 제시하고자 손정의(孫正義·일본명 손 마사요시) 회장이 수장인 소프트뱅크그룹(SBG)에 제휴를 타진했다고 보도했다. 소프트뱅크그룹은 현재 영국 반도체 설계사 Arm을 보유하고 있는 등 인공지능(AI) 부문을 그룹 핵심 사업으로 확장시키고 있다. SBG이 SK하이닉스나 키옥시아와 협업하게 되면 AI 보급에 필요한 데이터센터용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다만 SK하이닉스는 "소프트뱅크와 협력하고 있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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