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고립’ 구상 차질 빚나…이스라엘 향한 바이든 ‘무거운 발걸음’
  • 김민지 디지털팀 기자 (kimminj2028@gmail.com)
  • 승인 2023.10.18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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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 “이스라엘의 가자 병원 공습에 최소 500명 사망”
중동 국가들 분노…요르단 “바이든과 4자 정상회담 취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로 떠나기 위해 17일(현지 시각)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에 탑승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로 떠나기 위해 17일(현지 시각)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에 탑승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스라엘을 방문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발걸음이 한층 더 무거워졌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 병원 공습으로 어린이를 포함한 피란민 등 최소 500명이 숨지는 참혹한 일이 벌어지면서 ‘하마스 고립’ 계획도 경고등이 켜졌다. 

18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아이만 사파디 요르단 외무장관은 요르단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던 미국과 이집트, 팔레스타인과의 4자 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전날 가자지구 병원이 공습으로 폭발, 붕괴하면서 최소 500명이 숨지면서다.

바이든 대통령은 당초 이스라엘을 방문한 뒤 곧바로 요르단으로 이동해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과 압델 파타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과 만나 가자지구 상황을 논의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기대를 모았던 4자 정상회담이 취소되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회담 일정만 소화할 것으로 예측된다.

일촉즉발 확전 위기 속 바이든 대통령이 중동 방문을 결정하면서 이번 전쟁의 중대 분수령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예상치 못한 대참사로 미국의 역할이 축소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0월17일(현지 시각) 가자지구 중심부 가자시티의 알아흘리 아랍 병원이 공습을 받아 최소 500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된 가운데 사망자들의 시신이 흰색 천으로 덮여 있다. ⓒ AFP=연합
10월17일(현지 시각) 가자지구 중심부 가자시티의 알아흘리 아랍 병원이 공습을 받아 최소 500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된 가운데 사망자들의 시신이 흰색 천으로 덮여 있다. ⓒ AFP=연합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가자지구 알 아흘리 아랍(al-Ahli Arab) 병원이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받아 최소 500명이 숨졌으며 잔해 속에 묻힌 사람들이 많아 더 큰 인명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하마스는 “수백명이 다치고 수백명의 희생자가 아직 건물 잔해 밑에 깔려 있다”고 전하며 “명백한 전쟁 범죄”라고 이스라엘을 비난했다.

하지만 이스라엘 측은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이슬라믹 지하드’의 소행이라며 공격 사실을 부인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가자지구 병원을 공격한 것은 야만스러운 테러리스트들이며 이스라엘 방위군이 아니라는 점을 전 세계가 알아야 한다”고 성명을 밝혔다. 이에 미 국방부는 공격이 누구의 소행인지 정보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민간인 피해가 심각한 상황이라 양측의 책임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논란 속에 바이든 대통령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비롯한 참모들과 함께 전용기(에어포스원)편으로 워싱턴DC 인근의 앤드루스 합동기지를 출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월 우크라이나에 이어 두 번째로 전쟁이 진행 중인 지역을 방문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가자지구 병원 폭격으로 목숨을 잃은 무고한 생명들에 대해 깊은 애도를 표하고 부상자들의 빠른 회복을 기원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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