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교사 업무 던다…부산교육청, 전국 최초 ‘학교행정지원청’ 설치
  • 김동현 영남본부 기자 (sisa522@sisajournal.com)
  • 승인 2023.10.19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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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 설문조사 “10명 중 2명만 교직에 만족”
부산교육청, 부담 큰 학교 행정업무 이관
하윤수 부산교육감이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행정지원청’ 설치 계획을 밝혔다. ⓒ부산교육청 제공

교직에 대한 교원들의 인식이 부정적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온 가운데 부산교육청이 전국 최초로 현장 밀착형 ‘학교행정지원청’을 설치해 일선 교사의 행정업무를 줄이기로 했다.

하윤수 부산교육감은 19일 오후 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1월 전국 최초로 교원의 행정업무를 전담해 집중 지원하는 학교행정지원청 설립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실질적인 학교 업무경감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부산교육청은 교사들의 부담이 큰 학교 행정업무 등을 이관하고, 현장 교사들의 의견을 반영해 맞춤형으로 ‘밀착 지원’할 계획이다.

한국교총이 올해 유·초·중·고·대학 교원 6751명을 대상으로 제42회 스승의날 기념 교원 인식 설문조사 결과 10명 중 2명만 교직에 만족한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교직 생활에 만족하고 행복한지를 묻자 전체 응답자의 23.6%만 그렇다고 답한 것이다. 

특히 한국교육개발원이 발표한 KEDI BRIEF 2023년 11호 ‘교사의 직무수행은 지난 10년간 변화했는가?’에 따르면, 교사의 직무수행 영역별 세부 활동에 사용하는 시간 중 행정업무에 사용하는 시간은 2013년 주당 5.73시간에서 2022년 7.23시간으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의 행정업무시간 증가는 교육활동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같은 기간 교사가 실제수업에 사용한 시간은 주당 18.72시간에서 16.47시간으로 줄었다. 학생상담이 4.07시간에서 3.63시간으로, 수업계획 및 준비가 7.58시간에서 7.17시간으로 각각 감소했다.  

이에 부산교육청은 방과후학교지원팀과 학교채용지원팀, 학교행정지원팀을 꾸려 학교 행정업무를 중점 지원한다. 2024년 휴교 예정인 신연초에 임시로 문을 연 뒤, 하 교육감의 서부산 살리기 정책에 따라 영도 지역에 새 보금자리를 만들기 위해 후보지를 물색 중이다.

방과후학교지원팀은 초등방과후학교 개인위탁강사 심사와 자유수강권 대상자 관리와 회계·통계 업무, 학교채용지원팀은 교육활동 보조인력 지원과 자원봉사자 인력풀 관리, 기간제교사 채용 업무를 한다. 학교행정지원팀은 그간 학교 내 업무 갈등의 원인이 됐던 행정업무를 각각 이관받을 예정이다.

부산교육청은 학교행정지원청으로 이관되는 업무를 △수업 및 생활교육 등 교사 본연의 업무 외 행정업무 △학교가 최종 권한을 가지며 대리 수행이 가능한 업무 △이관 시 업무 효율성이 높아지는 업무 등을 기준으로 선정했다. 부산교육청은 시의회 심의 등을 거쳐 전담기구 명칭, 조직·운영 등 사항을 조례로 정할 계획이다.

또 학교행정지원청이 교육지원청 현장 지원 인력과 행·재정 조직 체계를 통합해 학교 행정업무를 전담 지원함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부산교육청은 앞으로 학교 행정업무의 지원 내용과 범위를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학교공통 행정업무 상시 발굴 협의체를 구성해 지속적으로 이관 업무를 발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윤수 교육감은 이날 “학교를 지원할 수 있는 모든 인력과 역량을 한데 모아 시너지를 냄으로써 학교 현장을 더욱 효과적으로 지원할 것”이라며 “지도와 감독의 역할이 아닌 학교의 관점에서 학교를 위한 실효성 있는 현장밀착형 지원을 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원의 행정업무 경감이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교육청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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