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소 농장서 럼피스킨병 확진 이어져…방역 당국 비상
  • 조유빈 기자 (you@sisajournal.com)
  • 승인 2023.10.21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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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종 가축전염병…모기 등에 의해 감염
서산 한우 농장 이어 평택 젖소 농장·당진 한우 농장서도 확진
김포에서도 관련 신고 접수돼 정밀 검사 중
출입 통제 중인 럼피스킨병 발생 젖소 농장 ⓒ연합뉴스
출입 통제 중인 럼피스킨병 발생 젖소 농장 ⓒ연합뉴스

럼피스킨병(Lumpy Skin Disease) 국내 확진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이날 경기 평택시의 한 젖소 농장과 충남 당진의 한우 농장에서도 럼피스킨병 확진 사례가 나오면서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21일 낮 12시 반께 평택 A농장에서 채취한 시료를 정밀 검사한 결과, 럼피스킨병임을 확인했다고 평택시에 통보했다. 충남 서산의 한우 농장에서 국내에서 처음으로 소 럼피스킨병이 확진된지 하루 만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충남 당진의 한우 농장에서도 럼피스킨병 발병이 추가로 확인됐다.

럼피스킨병은 모기 등 흡혈 곤충에 의해 소만 감염되는 바이러스성 질병이다. 직접 접촉을 통해 전파가 이뤄지고, 전파력이 강해 국내에서 제1종 가축 전염병으로 지정돼있다. 소가 확진될 경우, 고열과 지름 2~5㎝의 단단한 피부 결절이 생기며, 우유 생산 감소, 유산·불임 등 증상이 나타난다. 폐사율은 10% 이하다.

이 병은 1929년 아프리카 잠비아에서 처음 발생해 2013년부터 동유럽과 러시아 등으로 확산됐다. 아시아 국가에는 2019년부터 확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럼피스킨병의 국내 유입 가능성에 대비해 2019년부터 진단 체계를 구축했고, 2021년부터 전국적으로 예찰을 시행해왔다.

럼피스킨병에 걸린 소. 기사에 나오는 소와 직접 관련은 없음 ⓒ 위키피디아 캡처
럼피스킨병에 걸린 소. 기사에 나오는 소와 직접 관련은 없음 ⓒ 위키피디아 캡처

전날 평택의 A농장에서는 오후 3시40분께 식욕부진 증상을 보이는 젖소를 진료하던 수의사가 럼피스킨병이 의심된다며 방역 당국에 신고했다. 이에 경기도가축위생시험소가 해당 농장에서 키우는 젖소의 시료를 채취해 1차 검사한 결과, 같은 날 오후 11시30분께 양성 판정이 나왔다.

시는 시료를 검역본부로 보내 정밀 검사를 의뢰했고, 그 결과 럼피스킨병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평택시 방역 당국은 해당 농장에서 사육 중인 젖소 92마리를 이날 중 살처분할 예정이다. 또 해당 농장 반경 500m 이내를 관리 지역으로 지정해 방역을 강화하고, 지역 보건소에 모기와 진드기 등 흡혈 해충 구제 조치를 요청했다.

또 반경 10㎞ 이내 343개 농가에서 사육 중인 소 2만3340마리의 이동을 22일 오후 2시까지 제한하는 한편, 이상 증상을 보이는 소에 대한 예찰을 강화하고 있다. 평택시는 방역을 철저히 해 추가 확진 사례가 없도록 조치하겠다는 입장이다.

럼피스킨병 중앙사고수습본부는 20일 충청남도 서산시 소재 한우농장에서 럼피스킨병 발생이 확산하자 농림축산식품부·행정안전부·농림축산검역본부 등 관계기관, 지방자치단체와 회의를 열어 위기 경보를 '심각' 단계로 상향 조정했다.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럼피스킨병 중앙사고수습본부는 20일 충남 서산시 소재 한우 농장에서 럼피스킨병 발생이 확산하자 농림축산식품부·행정안전부·농림축산검역본부 등 관계기관, 지방자치단체와 회의를 열어 위기 경보를 '심각' 단계로 상향 조정했다.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이날 충남 당진시 한우 농장에서도 럼피스킨병 확진 사례가 추가로 나왔다. 농장에서 사육 중인 소 40여 마리는 긴급행동 지침에 따라 살처분할 계획이다. 경기 김포 축산농가에서도 신고가 접수돼 방역 당국이 해당 농장 출입을 통제하고 정밀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젖소와 육우 50여 마리를 사육 중인 이 축산농가에서는 이날 오전 젖소 3마리가 고열과 피부 두드러기 증상을 보였다. 시 농업기술센터는 해당 농가에 방역소독요원을 배치하고 출입을 통제한 뒤, 정밀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국내에서 럼피스킨병 발생이 확인되자, 정부는 위기 경보를 ‘심각’ 단계로 격상했다. 럼피스킨병 위기 경보는 주변국에서 발생했을 때는 ‘관심’, 국내에서 의심 사례가 발생하면 ‘주의’, 발생이 확인된 경우 ‘심각’으로 조정된다. 정부는 럼피스킨병 발생 농장 10㎞ 이내 방역대에서 사육 중인 소에 대한 백신 접종을 추진한다. 충남에서 2만여 마리, 경기에서는 3만3000여 마리에 접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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