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 중단 후 35일 만에 당무에 복귀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첫 메시지에서 “체포동의안 처리 과정의 일로 더 이상 왈가왈부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비명(비이재명)계 가결파 의원들에 대한 징계를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또 윤석열 정부에는 단식 요구사항이었던 ‘국정기조 전면 쇄신’과 ‘내각 총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이 대표는 23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민주당의 어깨가 무겁다.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고 특히 정부의 폭압으로 인해서 대한민국의 시스템이 붕괴하고 과거로 퇴행하는 일들을 막기 위해서는 이번 총선에서 정부의 잘못된 점을 엄히 꾸짖는 심판이 이뤄져야 한다”며 “그러려면 우리 민주당이 작은 차이를 넘어서 단결하고 단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문제(체포동의안 가결파 징계)로 우리의 역량을 소진하고 시간을 보낼 만큼 현실이 녹록지가 않다”며 “민주당의 제1과제는 민생을 지키고, 평화를 회복하고 민주주의를 진척시키는 것”이라며 “단결하고 단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당내 강성 친명(친이재명)계에서 빗발치고 있는 체포동의안 가결파 의원 징계 성토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또 이 대표는 정부를 향해선 단식 때와 마찬가지로 일침을 이어갔다. 그는 “고유가 인플레이션이 심화되면서 민생이 더 악화되고 있다”며 “그래서 국가와 정치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단식 때부터) 계속 말씀드렸던 것처럼 윤석열 대통령은 국정 기조를 전면 쇄신해야 한다. 무능, 폭력적 행태의 표상이 되어버린 내각을 총사퇴시켜야 한다”며 “정부 진정성을 확인시켜주는 핵심적 모습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경제를 살리기 위해선 시장에만 맡기고 막연하게 기대할 게 아니라 정부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정부 예산을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하고 여야 간 협의 토론 거쳐 경제 살리고 민생 살려야 한다. 여야 간 성실한 협의 통해 예산에 대한 근본적 대전환을 시도해 달라”며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 달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 대표는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추진에 대해선 “칭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이번에야말로 지금까지 했던 것처럼 던졌다가 안 될 것 같으면 철회하고 ‘내가 그때 한 말이 그런 뜻이 아니라고 할 것’이 아니라 반드시 실천하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저희도 협력하고 함께 노력해서 반드시 이 중차대한 문제 해결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35일 만에 당무에 복귀했다. 그는 지난 8월31일부터 윤석열 정부의 국정 쇄신과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관련 정부 입장 선회를 요구하며 대정부 단식 농성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건강 악화로 9월18일 병원에 실려 간 후 한동안 당무에 복귀하지 못했다.

변문우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