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임 방통위원장 검사 출신에 “두 귀 의심” “급히 임명할 이유라도?”
  • 구민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23.12.04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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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관 후임으로 ‘검사 출신’ 김홍일 내정설
野 “검사 출신 말고 등용할 인재가 없나” “인사 시스템 문제”
이준석 “尹과 철학 공유하는 언론인이 이제 한 명도 없는 건가”
이동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가운데)이 김홍일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왼쪽), 방문규 산업통신자원부 장관이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가운데)이 김홍일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왼쪽), 방문규 산업통신자원부 장관이 11월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진사퇴한 이동관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후임으로 특수부 검사 출신 김홍일 국민권익위원장이 내정됐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정치권에서 우려와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검사 출신만 등용하는 것에 대해 “한탄스럽다”는 반응을 보였으며,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도 “황당한 일”이라며 “급하게 임명해서 밀어붙여야 될 일이라도 있는 건가”라고 지적했다.

고민정 민주당 최고위원은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언론 기술자’ 이동관이 아웃되자 이젠 ‘특수부 검사’ 김홍일이 거론되고 있다”며 “방송통신과 무슨 전문성이 있어 검찰 출신이 거론되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도대체 검찰 출신만 믿고 이렇게 등용할 인재가 없는가 한탄스럽다”며 “오로지 검찰과 권력기관을 동원해 야당을 탄압하고 언론을 정권의 하수인으로 방송장악에 몰두하고 있는 게 지금 용산 대통령실의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방통위원으로 보내졌던 최민희 전 의원은 왜 임명하지 않는지, 방심위에 보내진 국회의장 야당 몫 인사는 왜 임명하지 않으신가”라고도 질타하며 “온통 비정상이다. 국가 기관을 불능화 시키는 대통령은 이번 윤 대통령이 처음인 것 같다”고 직격했다.

같은 당 박성준 의원 역시 이날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두 귀를 의심했다”며 “그러한 분이 거론됐다는 것 자체가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방통위원장은 통신, ICT 등 새로운 분야들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하는데 과연 검사 출신이 이런 미래의 아젠다를 제시해줄 수 있겠나”라며 “전문성도 없는 분을 임명하는 건 도저히 국민들이 납득할 수 없는 문제”라고 윤 대통령을 비판했다.

신당 창당을 준비 중인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SNS에 “법조인으로 경력이 화려했던 분이라고 해서 방통위원장으로 내정하는 것은 황당한 일”이라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유독 빠른 후임 인선 속도에 대해서도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교체가 거론된 시점이 세 달 가까이 지났고, 김행 후보자가 청문회 후 사퇴한 지 두 달이 지났다. 여성가족부 장관 후임 인선은 소식도 없다”며 나란히 비교했다.

그러면서 “공석이 된지 사흘이 지난 방통위원장은 급하게 임명해야 한다면, 방통위원장을 급하게 임명해서 밀어붙여야 될 일이 있다는 것을 자인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는 “대통령이 철학을 공유하는 언론인이나 방송관계자 출신이 이제 단 한 명도 없는 건가”라며 “그래서 검사 출신을 쓰셔야 하는 건가”라고 꼬집었다. 이어 “(김 위원장 내정은) 방통위원장의 업무를 중앙수사부장 출신 검사가 수사하듯이 해야 한다는 새로운 철학인가”라며 “언론의 오보로 웃고 넘길 수 있는 일이길 바란다”고 비꼬았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개각을 단행한다. 10명 안팎의 장관이 바뀔 예정인 가운데 이동관 전 방통위원장의 사퇴로 공석이 된 방통위원장 자리에 김홍일 국민권익위원장을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 재임 당시 저축은행 비리 사건을 진두지휘했으며 지난 7월 권익위원장에 취임했다. 그는 지난 10월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부산저축은행과 대장동 사건은 어떤 관계도 없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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