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되네”…4분의1 토막 났던 코인, 올해만 2.5배 ‘폭등’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3.12.04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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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물ETF 승인 전망에 “10만 달러 돌파” 기대감도
‘차익 실현’ 조정 우려 속 거래소 관련주도 ‘돌풍’

가상자산 시장에 불어 온 훈풍이 돌풍급으로 규모를 키우는 흐름이다. 가상자산계 대장주인 비트코인의 가격은 심리적 저항선이었던 4만 달러(한화 5200만원)를 넘겼고, 일각에선 내년 10만 달러(1억3000만원)를 넘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코인 랠리’ 기대감이 번지면서, 거래소 주가도 덩달아 폭등하고 있다.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이 임박했다는 관측과 함께 금리 인하 기대감이 번지면서, 가상자산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 연합뉴스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이 임박했다는 관측과 함께 금리 인하 기대감이 번지면서, 가상자산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연합뉴스

가상자산 시장에 ‘봄’이 왔다…‘한파기’ 전 가격 되찾은 비트코인

4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 오후 3시50분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5566만5000원을 가리키고 있다. 24시간 전 대비 3.67% 오른 가격대다. 빗썸에서도 비트코인은 4.75% 오른 5560만6000원이다. 글로벌 코인시황 중계사이트인 코인마켓캡 기준으로는 4만1424달러를 가리키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이 4만 달러 선을 넘긴 것은 지난해 5월 이후 처음이다. 비트코인을 포함한 가상자산 시장은 지난해 테라‧루나 사태와 FTX 거래소 파산 등의 영향으로 수직 낙하한 바 있다. 비트코인은 2021년 11월 최고점 8100만원 선에서 올해 1월 최저점 2100만원 선까지 후퇴했다. 고점 대비 4분의 1 토막 난 것이다. 이후 비트코인 가격은 올해 들어서만 2.5배 폭등했다.

비트코인을 주축으로 가상자산 시장 전반에 훈풍이 돌면서, 다른 알트코인(비트코인 제외 나머지 대체 가상자산)들의 가격도 상승세다. 알트코인 중에서 시가총액이 가장 높은 이더리움 역시 올해 초 최저점 1200달러(156만원)에서 이날 기준 2250달러(286만원) 선까지 2배가량 크게 올랐다.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이 지난해 5월 이후 처음으로 4만 달러(약 5200만 원)를 돌파한 4일 서울 빗썸고객센터 전광판에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의 실시간 거래 가격이 표시되고 있다. ⓒ 연합뉴스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이 지난해 5월 이후 처음으로 4만 달러(약 5200만원)를 돌파한 4일 서울 빗썸고객센터 전광판에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의 실시간 거래 가격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ETF‧반감기‧금리인하…연이은 호재에 기대감 ‘쑤욱’

가상자산 시장이 다시 주목을 받는 것은 비트코인이 내년 4월 반감기에 돌입하는 데다,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을 앞두고 있어서다.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되면 기관 자본 같은 신규 수요가 대거 유입될 수 있고, 반감기에 돌입하면 채굴되는 비트코인의 수는 절반으로 줄어든다. 결국 공급은 줄어드는데 수요는 늘어나는 시기가 겹치는 터라, 가격 상승이 예견됐다는 평가다.

여기에 미국을 중심으로 금리 인하 움직임이 가시화하면서 투심을 자극하는 모양새다. 최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정책이 제약적인 영역에 들어섰다”며 “인플레이션이 거의 균형에 가깝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내년부터 본격적인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리가 떨어지면 시장에 유동성이 커지고, 풀린 자금이 가상자산 시장으로 흘러 들어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조금씩 커지고 있다.

이 같은 호재를 모두 소화하면서 일각에선 비트코인 가격이 10만 달러를 넘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세계적인 투자은행인 스탠다드차터드는 “내년 4월로 예상되는 비트코인 반감기와 비트코인 및 이더리움의 현물 ETF 승인으로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며 “2024년 말 비트코인 가격은 10만 달러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화로 약 1억3000만원 수준이다.

비트코인 기념주화의 모습 ⓒ REUTERS=연합뉴스
비트코인 기념주화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과도한 기대 금물…“단기 조정 불가피” 경고도

거래소 관련 주식도 고공행진 중이다. 글로벌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인베이스 글로벌 주가는 나스닥 시장에서 올해 최저점 31.55달러에서 지난 1일(현지 시각) 기준 133.76달러까지 무려 4.2배 올랐다. 국내에선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 지분을 보유한 우리기술투자와 한화투자증권이 10월 초에 기록한 52주 신저가 대비 50~150% 올랐다. 이날에도 두 종목은 각각 28.50%와 25.09% 올라, 상한가에 준하는 상승세를 보였다.

다만 비트코인 가격이 단기간에 빠르게 오른 데다 차익실현 욕구가 커지면서, 단기 조정은 불가피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최근의 비트코인 상승세가 과도했다”면서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될 경우 단기 투자자들은 차익 실현을 위해 매도할 것이며, 이에 따라 대규모 자금이 유출돼 비트코인 가격에도 타격을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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