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시험대’ 롯데家 3세 신유열…성과 내고 지분 확보 나서나
  • 허인회 기자 (underdog@sisajournal.com)
  • 승인 2023.12.07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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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무 승진과 함께 지주사 미래성장실 이끈다
미미한 지분 확대 위해선 묘수 필요 지적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이자 오너가 3세인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가 전무로 승진했다. 동시에 지주사로 이동해 그룹의 미래 먹거리 발굴이라는 중책을 맡게 됐다. 이에 그룹 안팎에서는 후계 승계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넘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신사업의 성과는 물론 국적 취득, 지분 확보 등 풀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한 탓이다.

지난 9월22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그랜드 오픈 기념 커팅식에 당시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왼쪽 두 번째) 및 관계자들이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지난 9월22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그랜드 오픈 기념 커팅식에 당시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왼쪽 두 번째) 및 관계자들이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입사 3년 만에 전무로 초고속 승진…그룹 청사진 그린다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가 본격적인 경영 참여에 나선다. 롯데그룹은 지난 6일 이사회를 열고 롯데 화학군 총괄대표를 비롯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14명을 교체하는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에서 눈에 띄는 점은 롯데 총수일가 3세인 신유열 상무의 승진이다. 2020년 일본 롯데에 부장으로 입사한 신 상무는 해마다 승진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엔 한국 롯데 산하 롯데케미칼의 일본 지사(상무보)로 합류해 한국으로 경영수업 환경을 넓힌 그는 지난해 말 인사에서 상무로 진급했다. 이어 1년 만에 전무로 다시 승진한 것이다. 입사 3년여 만에 부장에서 전무로의 초고속 승진이다.

롯데 측은 이번 인사에 대해 신 전무가 지난해부터 롯데스트레티직인베스트먼트(LSI) 대표이사와 롯데파이낸셜 대표이사 등 투자 계열사 대표직을 역임하며 재무 전문성을 높였고, 롯데케미칼 도쿄지사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하는 데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롯데케미칼에서 신사업인 수소 에너지, 전지 소재 발굴을 맡았던 그는 지주사로 자리 옮길 예정이다. 지주사에 새로 신설되는 미래성장실을 이끄는 중책을 맡았기 때문이다. 그는 글로벌 및 신사업을 전담하는 미래성장실에서 신사업 관리와 제2의 성장 엔진 발굴에 나선다. 롯데케미칼(신사업)에서 맡았던 업무를 그룹 전체로 넓혀 그룹의 미래 먹거리 청사진을 그리는 중요한 업무를 맡은 셈이다.

재계에서는 이 같은 행보에 대해 신 전무의 경영 수업에 속도가 붙었다는 평가다. 그룹의 미래 전략을 세우는 동시에 사실상의 경영 참여로 능력 검증대에 오른 것과 마찬가지여서다.

당초 업계에선 신 전무가 유통군으로 자리를 옮기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내놓은 바 있다. 백화점 등 유통 영역에 모습을 드러내는 경우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9월 베트남 출장에서 신동빈 회장은 “(신 전무가) 앞으로 유통을 포함해 국내·국외 사업 현장을 전반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라고 밝히며 당분간 신사업 분야에 집중하게 될 것으로 암시했다.

일각에선 장기 경기 침체 영향으로 유통업계의 업황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자리를 옮겨 아쉬운 실적 성적표를 받아들이기보단 미래 밑그림을 그리는 경험을 쌓는 선택을 한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신유열 전무 ⓒ롯데그룹 제공
신유열 전무 ⓒ롯데그룹 제공

경영권 승계 핵심 ‘지분’ 확보 방식에 관심사 

신 전무의 경영 보폭이 한층 더 커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재계에선 내년을 승계 작업에 속도를 낼 원년으로 보고 있다. 경영권 승계를 위해 필요한 한국 국적을 내년에 취득할 수 있어서다. 올해 만 37세인 신 전무는 현재 일본 국적이다. 국내 병역법상 만 38세가 되는 해에는 병역 의무가 사라진다. 내년에는 한국 국적 취득이 가능하게 되는 셈이다. 이중국적이었던 신동빈 회장의 경우 41세가 되던 해에 일본 국적을 포기했다.

경영권 승계의 핵심인 지분 문제도 만만치 않다. 신 전무는 아직 한·일 롯데 주요 회사에 대한 유의미한 지분 확보가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런 상황에서 롯데스트레티직인베스트먼트(LSI) 대표이사와 롯데파이낸셜 대표이사 등 투자 계열사 대표직을 신 전무가 맡고 있는 상황은 흥미롭다는 분석이다. 그룹의 재무 및 지배구조에 대해 면밀히 파악할 수 있는 위치이기 때문이다.

재계에선 호텔롯데의 기업공개(IPO)가 지분 확보의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 보고 있다. IPO 과정에서 일본 롯데 지배구조의 최정점에 있는 광윤사와 관계 재정립과 통합 지주사 설립 등이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신 전무가 비용을 최소화하며 지분을 확보하는 것이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어 구사 여부도 관심사다. 롯데가 대부분의 사업을 한국에서 영위하는 만큼 대내외 활동을 하는 데 있어 한국어 의사소통은 필수이기 때문이다. 신 전무는 현재 한국어로 회의와 대화가 가능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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