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 끝나니 피습…민주당 ‘이재명 플랜B’ 가동할까
  • 박성의 기자 (sos@sisajournal.com)
  • 승인 2024.01.04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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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동분서주’ 속 野사령탑 부재에…당 일각 “조기 통합 선대위 띄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흉기 피습’을 당한 가운데, 정치권의 시선은 그의 복귀 시기에 쏠리는 모습이다. 이재명 대표가 당무 복귀 의지를 밝혔지만 당장 퇴원은 어렵다는 게 의료진의 판단으로 알려졌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가 출범하자마자 ‘사령탑’이 자리를 비우면서 민주당 예비 출마자들 사이에서 불안감이 감지된다. 이 대표 조기 복귀가 어려워질 것을 대비, 야권 일각에선 조기 통합 선거대책위원회 체제 전환 등 ‘플랜B’가 가동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부산 방문 일정을 소화하던 중 흉기로 습격 당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 방문 일정을 소화하던 중 흉기로 습격 당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李 회복세 양호…조기 당무 복귀는 ‘불투명’

4일 시사저널 취재에 따르면, 흉기 피습을 당한 이재명 대표의 건강 상태는 비교적 양호한 것으로 전해진다. 가족들과 자유롭게 의사소통이 가능한 상황으로, 이 대표 본인이 ‘(면회가 제한되는) 중환자실이 아닌 일반실로 병실을 옮겨 달라’고 강하게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 대표가) 일단은 일반 병실로 조기에 옮기는 것 하고 빠른 시간 내에 당무 복귀 의지를 갖고 계신다”며 “비서실 통해서 들은 것은 수술은 잘 돼서 지금 현재 의식은 있고 의사소통은 되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대표의 수술을 집도한 의료진은 ‘조기 복귀’는 어렵다고 판단한 모양새다. 팔이나 다리에 비해 민감한 ‘목’ 부위에 자상을 입었고 적지 않은 출혈이 있었기에 추가 손상 등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승기 서울대병원 이식혈관외과 교수는 이날 브리핑에서 “이 대표 목 뒤에 1.4㎝ 자상이 있었으며 속목정맥 60% 정도가 예리하게 잘렸고 핏덩이가 있었다”면서 “다행히 동맥 손상은 없었지만 2차 감염이 우려돼 세척을 했고 속목동맥을 1차 봉합해 꿰맨 길이는 9㎜ 정도”라고 설명했다.

민 교수는 이어 “(이 대표는) 다행히 병실에서 회복 중이지만 추가 손상이나 감염, 합병증 등 우려가 있어 경과를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동분서주’에 野일각 “대책 마련을”

민주당 지도부는 이 대표 피습에 따른 ‘당무 공백’은 ‘기우’라는 입장이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 대표의 부재로 인한 당무 중지 우려에 대해 “중요한 당무는 면회가 자유로워지면 그때 가서 말씀을 드리고 또 대표의 의견을 들어서 결정하면 되기 때문에 그렇게 당무가 오랫동안 정지되거나 또 중요한 일을 저희가 처리 못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총선을 준비하는 민주당 지역구 후보들 사이에선 불안감도 감지된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대전‧대구에 이어 광주를 찾는 등 본격적인 ‘총선 모드’에 돌입한 가운데, 이 대표의 부재가 길어질 시 지역 민심에도 ‘악재’가 될 것이란 우려에서다.

‘격전지’로 분류되는 서울 한 지역구의 민주당 출마준비자는 “1점차 승부의 경기일수록 감독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크다”며 “아직 총선 본선 무대까지 한참 남았지만 상대(한동훈 위원장)가 ‘동분서주’하고 있는데 우리만 ‘무주공산’인 상황이 길어지는 건 분명한 위기”라고 전했다.

이에 야권 일각에선 이재명 대표의 장기 부재를 대비한 ‘플랜B’를 준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피습과 별개로 이 대표가 ‘줄 재판’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의 지도체제도 전환되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이 대표 외 다른 선대위원장이 총선을 같이 지휘하는 ‘통합 선대위’ 체제와, 이 대표가 2선으로 후퇴하는 ‘통합 비대위’ 체제 등이 거론된다. 당장은 이 대표 사퇴를 전제하는 통합 비대위보다는 이 대표의 권위를 인정하는 통합 선대위 체제가 친명계의 더 큰 공감을 얻는 모양새다.

김태년 민주당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이낙연 전 대표가 주장하는 선 사퇴 후 비대위 구성은 정상적인 절차가 아니다”라며 “조기 통합 선대위를 구성해 어떤 한쪽에서 독점을 못 하게 하는 장치를 만들면 되지 않겠냐”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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