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답지 않은 분은 쉬어라”…이재명 부재 속 ‘비명 지대’ 노리는 친명
  • 변문우 기자 (bmw@sisajournal.com)
  • 승인 2024.01.08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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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봉주·양문석, 박용진·전해철 지역구 출마…“당원 모욕? 우리 편 아냐”
‘이낙연·혁신계’ 탈당 눈앞인데…공천 갈등으로 ‘민주 이탈표’ 늘어날까
정봉주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일 국회에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정 전 의원은 자신을 '민주당의 최전방 공격수'라고 칭했다. ⓒ연합뉴스
정봉주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일 국회에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정 전 의원은 자신을 '민주당의 최전방 공격수'라고 칭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피습 사건으로 국회에 잠시 부재중인 가운데, 정봉주 민주당 교육연수원장을 비롯한 친명(친이재명)계 인사들이 연이어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의 총선 지역구를 노리는 분위기다. 정치권에선 친명 인사들의 ‘자객 출마’ 논란과 함께 ‘공천갈등’이 다시금 격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친명계로 분류되는 정봉주 원장은 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명계 박용진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강북을에 도전장을 냈다. 정 원장은 “윤석열 정권을 비판해야 할 때 민주당 내부에 총질하는 국회의원들은 더 이상 민주당을 대표할 수 없다”면서 “당의 정체성을 세우고 분명한 방향을 잡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는 기자회견 직후 취재진과 만나서도 박 의원을 겨냥해 “민주당은 민주당다워야 하고 국회의원은 국회의원다워야 한다. 정치적 용어로 하면 정체성이고 민주당 의원다움, 민주당다움을 (저는) 중요한 덕목으로 삼는다”며 “민주당 내에는 민주당답지 않은 분이 많다. 그 중 한 분(박용진 의원)의 지역을 선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말 위에서 내려서 자신도 돌아보고 세상도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나쁜 길이 아니다”라며 “박용진 의원을 평가하는 자리가 아니기 때문에 말씀은 안 드리는데 ‘잠시 쉬어도 괜찮다’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직격했다. 앞서 정 원장은 지난 21대 총선에서도 금태섭 전 의원을 상대로 서울 강서갑에 출마했으나 미투 의혹 논란에 출마를 포기하기도 했다.

앞서 양문석 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도 지난 7일 출판기념회에서 비명계로 분류되는 전해철 의원의 지역구(경기 안산상록갑)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방관하지 않고 비굴하지 않은 시민이 조직한 것이 당이고 당원들이 진짜 주인”이라며 “행동하고 있는 깨어있는 당원을 모욕하는 그들은 우리 편이 아니다”라고 비명 인사들을 비판했다.

앞서 양 전 위원은 지난해 전해철 의원을 향해 ‘수박’이라는 발언을 했다가 ‘당직 자격 정지 3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당시 그는 “(전 의원이) 민주당에 치명적인 반개혁세력의 뿌리요 줄기”라며 “그 뿌리를 뽑아버리겠다”고 수위 높게 말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친명계 원외 인사들의 비명계 의원 지역구 출마가 속출하고 있다.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윤영찬 의원 지역구인 경기 성남중원, 김우영 강원도당위원장은 강병원 의원 지역구인 서울 은평을, 진석범 동탄복지포럼 대표는 이원욱 의원 지역구인 경기 동탄을에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정치권에선 이 대표가 당무를 보지 못하는 상황에서 친명계의 ‘자객 출마’가 더욱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당내 일각에선 최근 혁신계 4인방(이원욱·조응천·김종민·윤영찬)의 원칙과 상식은 물론 이낙연 전 대표까지 탈당을 시사한 상황에서, 계파 간 공천갈등이 격화될 경우 당에서 이탈하는 인사들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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