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절반 남은 상태로 화면 켜진 채 미 워싱턴주에서 발견
지난 5일(현지 시각) 비행기 동체에 큰 구멍이 생겨 비상 착륙한 보잉 737 맥스 여객기에서 추락한 것으로 추정되는 아이폰이 금 간 곳 하나 없이 온전한 상태로 발견돼 화제다. 해당 아이폰은 1만6000피트(약 5000ｍ) 상공에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됐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주 북서부에 사는 남성 쇼너선 베이츠는 지난 7일(현지 시각) 엑스(X·옛 트위터)에 "길가에서 아이폰을 발견했다. 배터리는 절반 정도 충전돼 있고 아직 비행기 모드가 켜져 있는 상태"라는 글과 함께 아이폰 사진을 게시했다.
보도에 따르면, 발견된 아이폰 화면에는 이메일로 전송된 비행기 수화물 영수증이 보였다. 화면에는 '알래스카 항공 수화물 영수증'이라는 제목 하에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캘리포니아주 온타리오로 가는 비행기 수화물 비용으로 4일 70달러가 결제됐다'는 문구가 포착됐다.
앞서 지난 5일 알래스카 항공의 1282편 보잉 737 맥스 9 여객기는 승객 171명과 승무원 6명을 태우고 오리건주 포틀랜드 국제공항에서 이륙한 지 15∼20분 뒤 1만6000피트 상공을 날던 중 동체에 구멍이 났다. 당시 여객기는 창문과 벽체 일부가 뜯겨 나가고 기내 압력이 급격히 떨어지며 비상 착륙했다. 사망자나 중상자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뚫린 구멍으로 기내 공기뿐 아니라 휴대전화나 곰 인형, 승객 셔츠까지 빨려 들어가는 긴박한 상황이 벌어졌다.
베이츠가 올린 게시물에 대해 미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는 "이는 (보잉 737 맥스) 비행기에서 추락한 것으로 추정되는 휴대전화 중 하나"라면서 "알래스카 항공에 이를 인계했다"고 발표했다. 제니퍼 호멘디 NTSB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아이폰을) 살펴본 뒤 (주인에게) 돌려줄 것"이라고도 밝혔다.
이번에 사고가 난 비행기에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휴대전화는 현재까지 총 2대인 것으로 파악됐다. 5000ｍ 상공에서 추락한 휴대전화가 어떻게 고장 없이 작동할 수 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해당 사고 이후 미 연방항공청(FAA)은 동종 항공기 171대에 대해 전면 운항 금지 조치를 취했다. 737 맥스 9 항공기를 보유한 다른 국적 항공사들도 점검을 위해 잇따라 동종 여객기 운항을 중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