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어려움 호소하며 “합동장 해달라” 당부
충남 태안에서 일가족 3명이 차량에서 시신으로 함께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9일 경찰에 따르면, 충남 태안경찰서는 이날 오전 6시46분쯤 태안군의 한 주택가에서 남성 A(45)씨와 그의 아내 B(38)씨, 딸 C(9)양이 모 주택가에 주차된 차량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차량 안에는 번개탄을 피운 흔적이 남아 있었다. A·B씨가 각각 작성한 2장 분량의 유서도 함께 있었다. 경찰은 A씨 부부가 전날인 8일 저녁 함께 사는 A씨의 모친에게 수면제를 먹이고 잠들게 한 뒤 차에서 극단 선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잠에서 깬 A씨의 모친은 이상함을 느끼고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 조사 결과, A씨 부부는 소아당뇨를 앓는 딸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다. A씨 부부는 맞벌이를 하면서 딸의 치료를 이어갔고, 이 과정에서 왕성한 지역 사회 봉사활동까지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남긴 유서엔 “딸이 너무 힘들어해서 마음이 아프다”, “경제적 어려움이 크다”, “빨리 잊어달라”, “장례는 우리 세 가족 합동장으로 부탁한다” 등의 당부가 남았다.
경찰은 A씨 일가족이 극단 선택한 것으로 추정하고, 휴대전화 포렌식 등을 통해 정확한 사건 경위를 규명할 방침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