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딸, 너무 힘들어해”…충남 태안서 일가족 3명 숨진 채 발견
  • 박선우 객원기자 (capote1992@naver.com)
  • 승인 2024.01.09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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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男, 30대 아내, 9세 딸 싸늘한 주검으로
경제적 어려움 호소하며 “합동장 해달라” 당부
경찰 로고 ⓒ연합뉴스
경찰 로고 ⓒ연합뉴스

충남 태안에서 일가족 3명이 차량에서 시신으로 함께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9일 경찰에 따르면, 충남 태안경찰서는 이날 오전 6시46분쯤 태안군의 한 주택가에서 남성 A(45)씨와 그의 아내 B(38)씨, 딸 C(9)양이 모 주택가에 주차된 차량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차량 안에는 번개탄을 피운 흔적이 남아 있었다. A·B씨가 각각 작성한 2장 분량의 유서도 함께 있었다. 경찰은 A씨 부부가 전날인 8일 저녁 함께 사는 A씨의 모친에게 수면제를 먹이고 잠들게 한 뒤 차에서 극단 선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잠에서 깬 A씨의 모친은 이상함을 느끼고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 조사 결과, A씨 부부는 소아당뇨를 앓는 딸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다. A씨 부부는 맞벌이를 하면서 딸의 치료를 이어갔고, 이 과정에서 왕성한 지역 사회 봉사활동까지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남긴 유서엔 “딸이 너무 힘들어해서 마음이 아프다”, “경제적 어려움이 크다”, “빨리 잊어달라”, “장례는 우리 세 가족 합동장으로 부탁한다” 등의 당부가 남았다.

경찰은 A씨 일가족이 극단 선택한 것으로 추정하고, 휴대전화 포렌식 등을 통해 정확한 사건 경위를 규명할 방침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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