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오르는 지하철요금…제각각 할인 제도에 혼선 가중
  • 정윤성 기자 (jys@sisajournal.com)
  • 승인 2024.01.09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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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통합 교통권인데 정부·지자체마다 혜택 달라 혼란
월 교통비·이용 패턴 따져봐야…기준은 월 8만1250원
“월 57회 이상 대중교통 이용하면 기후동행카드가 유리”

서울시가 이르면 오는 7월부터 지하철 기본요금을 150원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 이은 요금 인상으로 시민들의 교통비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새롭게 개편되는 대중교통 정기권 제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시는 오는 27일부터 월 6만5000원짜리 무제한 교통카드인 ‘기후동행카드’ 시범운영을 시작하는 가운데 국토교통부의 ‘K패스’와 경기도의 ‘더(The)경기패스’ 등도 상반기 내 시행을 앞두고 있다. 시민들 입장에선 할인 제도가 반가운 일이지만, 방식과 기준 등이 제각각이라 혼란스럽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 지하철 광화문역을 통해 출근하는 직장인들 ⓒ연합뉴스
서울 지하철 광화문역을 통해 출근하는 직장인들 ⓒ연합뉴스

정부도 지자체도 쏟아내는 지원책…차이점은?

9일 정부와 지자체에 따르면, 국토부는 K패스, 서울시는 기후동행카드, 경기도는 더경기패스 등 대중교통비 지원 정책의 연내 시행을 준비하고 있다. 오는 27일부터 시범 운영이 시작되는 서울시 기후동행카드는 대중교통 통합 정기권이다. 1회 6만5000원 충전으로 30일간 서울 지역 지하철 및 서울시 면허를 보유한 시내·마을버스, 공공자전거 따릉이 등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신분당선을 비롯해 서울시계 외 지하철 및 광역·공항버스, 타 지역 면허 버스 등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예컨대, 종로3가역(서울) 지하철에서 승차해 인덕원역(경기)에서 하차할 경우 기후동행카드를 사용할 수 없다.

서울시는 지난 11월 인천시와 기후동행카드 참여 협약을 맺은 데 이어, 지난달에는 김포시와도 협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이르면 오는 4월부터는 인천·김포 광역버스, 경전철 김포골드라인 등에서도 기후동행카드를 사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시는 시범운영을 토대로 7월부터는 본 사업을 시행할 예정이다.

K패스와 더경기패스는 요금 환급형 정기권이다. 현행 알뜰교통카드의 후신인 K패스는 19세 이상 국민이 월 15~60회 교통비를 이용층에 따라 사용액의 20~53.3%를 환급해주는 방식이다. 세부 환급 기준은 일반인 20%, 청년(19~34세) 30%, 저소득층 53.3%로 책정됐다.

더경기패스는 K패스와 연계해 경기도가 자체적으로 추가 혜택을 경기도민에게만 제공하는 사업이다. K패스와 방식은 같지만, 청년 범위를 19~39세로, 탑승 횟수도 15회 이상이면 무제한으로 확대했다. 이에 더해 K패스 사업에서 제외된 6세 이상 어린이·청소년 등에게도 교통비를 지원할 방침이다.

횟수 등 이용 패턴 따라 선택해야…카드사별 혜택도 확인

문제는 사실상 통합 교통권인 수도권의 대중교통 지원 정책이 제각각이라는 점이다. 가령 김포에서 버스를 타고 서울 지하철을 이용해 출퇴근하는 경기도민은 어떤 제도가 더 이득인지 따져봐야 한다. 이처럼 지하철과 버스를 이용해 권역을 넘나드는 경우도 많은 데다, 한 달 이용 횟수 및 교통비에 따라 이용자에 유리한 제도도 달라진다. 교통비를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시민 입장에선 이용 제외 노선이나 환급률 등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3가지 정책을 한 달 교통비로 비교했을 때 우선 일반인 기준 15회 이상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서울·인천시민은 K패스, 경기도민은 더경기패스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지불한 교통비의 20%를 환급받을 수 있어서다.

월 교통비가 6만5000원 이상이라도, 8만1250원이 넘지 않는다면 이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월 8만1250원을 교통비로 지출할 경우 환급금(8만1250원×20%=1만6250원)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6만5000원을 쓰는 셈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계산에 따라 월 8만1250원 이상의 교통비를 지출한다면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경기도 광역교통정책과 관계자는 “평균적으로 교통비 1500원 기준 약 월 57회 이상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기후동행카드가 더 유리할 것으로 분석했다”며 “경기도민들의 교통 데이터를 보면 그에 해당하는 이용자가 많지 않기 때문에 환급형 제도가 경기도민들에게 더 큰 혜택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드사별 혜택도 천차만별이다. K패스와 더경기패스는 알뜰교통카드에서 전환됨에 따라 제휴 카드사의 혜택도 받아 볼 수 있다. 현행 알뜰교통카드에서는 카드사별로 연회비 등 실적에 따라 교통비, 편의점, 주유비 할인 등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K패스로 전환함에 따라 이같은 혜택을 늘려가겠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카드사마다 할인 정책과 혜택이 다르지만, K패스 시행에 따라 확대해 나가는 방향으로 논의 중에 있다”고 전했다.

서울시도 지난달 28일 신한카드와 기후변화 대응과 대중교통 활성화를 위한 협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오는 4월부터 이용자들은 신한카드의 체크카드 및 신용카드를 사용하면 수수료 없이 기후동행카드를 충전할 수 있을 전망이다.

서울시 측은 “신한카드를 시작으로 추후 참여를 희망하는 카드사 등 타 기관과의 협의를 통해 향후 다양한 수단을 통해 충전이 가능하도록 편의를 넓힐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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