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막으려 극단 범행”…공범·배후세력 ‘없음’ 결론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4.01.10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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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찰청 수사본부, 피습 사건 최종 수사결과 발표
“李 재판 연기에 불만…주관적 정치 신념에 의한 범행”
‘변명문’ 통해 “좌파에 나라 넘어갈 것 저지하려 했다” 주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흉기로 찌른 혐의를 받는 김아무개씨가 1월10일 오전 부산 연제경찰서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흉기로 찌른 혐의를 받는 김아무개씨가 1월10일 오전 부산 연제경찰서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흉기 공격한 살인미수 피의자가 왜곡된 정치 신념에 기반해 극단적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번 사건 공범이나 별도의 배후 세력은 없는 것으로 결론냈다. 

부산경찰청 수사본부는 10일 최종 수사 결과 브리핑을 열고 피의자 김아무개(67)씨의 범행 동기에 대해 "재판 연기 등으로 이 대표가 제대로 처벌되지 않는 점, 이 대표가 대통령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한 의도로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김씨가 4월 총선에서 이 대표가 특정 세력에 공천을 줘 다수 의석수를 확보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의도로 살해를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피의자 진술과 '변명문'(남기는 말), 압수물 분석 등을 종합해 볼 때 "김씨가 주관적인 정치적 신념에 의해 극단적 범행을 저지른 것"이라고 규정했다.

경찰은 또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행적과 통화내역 등을 분석했지만 범행을 공모한 공동정범이나 교사한 배후세력은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김씨가 범행에 앞서 작성한 일명 '변명문'을 범행 이후 특정 언론과 가족에게 전달해줄 것을 약속한 70대 남성을 검거해 입건했지만, 조사 후 공범으로 볼 만한 증거가 없다며 석방했다.

김씨가 남긴 8쪽짜리 '변명문' 내용에 대해 경찰은 "사법부 내 종북세력으로 인해 이 대표 재판이 지연되고 나아가 이 대표가 대통령이 되고 나라가 좌파세력에 넘어갈 것을 저지하려 했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해당 문건에는 "범행으로 자신의 의지를 알려 자유인의 구국열망과 행동에 마중물이 되고자 했다는 취지도 적혀 있었다"고 부연했다.

1월2일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방문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흉기로 공격한 60대 피의자가 현장에서 경찰에 체포되고 있다. ⓒ 바른소리 TV 유튜브 캡처
1월2일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방문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흉기로 공격한 60대 피의자가 현장에서 경찰에 체포되고 있다. ⓒ 바른소리 TV 유튜브 캡처

김씨는 지난 2일 오전 10시50분께 부산 강서구 가덕도 대항 전망대를 방문한 이 대표의 목 왼쪽 부위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충남 아산에 거주하던 김씨는 범행 전날 부산으로 이동해 이 대표의 행선지를 사전 답사했다. 

범행 당일 김씨는 '내가 이재명이다'라고 적힌 파란색 왕관을 쓰고 응원 피켓을 든 채 지지자인 것 처럼 위장, "사인해주세요"라고 요청하며 이 대표에 접근했다. 김씨는 경계가 느슨해진 틈을 타 곧바로 피켓 아래에 숨겨 둔 칼을 꺼내 이 대표의 목을 공격했다. 

사건 직후 부산경찰청은 68명으로 구성된 수사본부를 꾸리고 9일간 수사를 벌여왔다.

경찰은 이날 오전 10시께 부산 연제경찰서 유치장에 있는 김씨를 검찰로 구속 송치했다.

김씨는 송치 과정에서 모자 등으로 얼굴을 가리지 않은 채 담담한 표정으로 취재진을 정면 응시했다. 

부산지검에 도착한 김씨는 '피해자(이 대표)에 하고 싶은 말'을 묻자 "국민들에게 걱정을 끼쳐서 미안하게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범행을 혼자 계획했느냐'는 질문에는 "네"라고 답하며 "이걸 누구와 계획을 같이 하겠습니까"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경찰에 체포됐다가 석방된 70대 조력자에 대해서도 "제가 우편물만 전달해달라고 한 겁니다"라며 단독 범행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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